* 이번 호의 표지 삽화는 마을활동가 김윤경님의 작품입니다.
오프닝의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한국어’돌보다’에 대응하는 한국수어를 그려주셨습니다 . ‘살피다’+’위로’의 의미가 들어있다고 하는군요. 앞으로 나이듦아카이빙을 위한 김윤경 활동가님의 삽화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오프닝
취약한 몸들의 정치성
에디터 이희경
여기서 처음 공개하는 건데, 올 3월 나는 경기도 수어교육원에 수어를 배우러 잠시 다녔다.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일이었고,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해 등록했지만, 주 2회 수원까지 가서 2시간 수업을 듣는 일정은 예상대로 다소 무리였다. 결국 2주 만에 포기했지만, 그 짧은 2주의 배움은 강렬했다.
내가 가장 먼저 배운 건, 수어는 수화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수어의 정식 명칭은 ‘한국수어’다. (여기서 잠시 퀴즈. 한국수어와 미국수어는 같을까, 다를까?) 한국수어는 한국어와 함께 대한민국의 공용어다. 그리고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청인(聽人)’, 한국수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농인(聾人)’이라 부른다. 즉, 청인과 농인은 언어적 정체성이 다른 별개의 집단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농인을 (음성)언어를 갖지 못해 그것을 몇 가지 간단한 몸짓(수화)으로 대체하며 살아가는 ‘장애인’으로 여긴다. 예를 들어,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영화 <코다(CODA)>의 트로이 코처(Troy Kotsur)는 실제 농인이다. 당시 시상자로 나선 한국 배우 윤여정은 감격에 겨운 제스추어와 함께 그의 이름을 수어로 호명했다. 그리고 마이크를 넘기는 대신, 그의 트로피를 대신 받아들면서 그가 편하게 수어 소감을 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관객들 또한 수어 박수로 화답했다. 유색인 여성과 농인, 즉 사회적 소수자들이 함께 만든 배려와 존중의 무대였다. 그러나 한국 방송들은 이 감동적인 장면을 전하면서 시종일관 트로이 코처를 ‘청각장애인’이라 불렀다. 이 짧은 에피소드는 우리에게 ‘언어란 무엇인가’, ‘소리란 무엇인가’, 그리고 ‘언어적 권력관계란 무엇인가’를 묻게 한다.
내가 두 번째로 배운 것은 ‘시점’이었다. 예컨대 누군가와 만날 약속을 잡으면서 음식점의 위치를 설명한다고 해보자. “주유소에서 100미터쯤 직진하면 오른쪽에 작고 예쁜 간판에 ‘작은 부엌’이라는 음식점이 있어. 거기서 만나자.” 이 말을 수어로 옮기면, 여기서 ‘오른쪽’은 누구를 기준으로 한 방향일까? 강사의 이 질문은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언어는 공리적이고 중립적인 것이 아니라, 늘 시점과 권력, 재현의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수어의 시점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현대미술관의 <기울인 몸들: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를 통해 비가시적 감각의 정치성, 언어의 권력 구조, 그리고 소리의 사회적 통제에 대한 비판적 탐구를 하고 있는 김 크리스틴 선을 만났다.
김 크리스틴 선(Christine Sun Kim)은 1980년생으로, 한국계 부모를 둔 농인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퍼포먼스 작가이다. 리움미술관이 2025년 캘린더를 제작하면서 그녀와 협업을 했다고 하니 도슨트 말처럼 요즘 아주 잘 나가는 작가 중 하나인 모양이다. (그런데 나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세상은 점점 나빠지는데, 이런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는 왜 잘 나가는지 늘 궁금하다) 아무튼 <기울인 몸들> 전시회에서 가장 먼저 마주치는 작품이 바로 그녀의 드로잉, <일상의 수어Everyday Signs> 이다.
김 크리스틴 선(Christine Sun Kim), <일상의 수어Everyday Signs>
도슨트가 묻는다. “왼쪽 그림과 오른쪽 그림이 단순한 대칭처럼 보이는데 혹시 차이점을 아시겠어요? ” 다행히 나는 바로 대답할 수 있었다. “한쪽은 손등이 보이고, 다른 한쪽은 손바닥이 보여요” 실제로 왼쪽 그림 위엔 ‘Everyday Signs from the Viewer’s POV’, 오른쪽엔 ‘Everyday Signs from the Signer’s POV’라고 적혀 있었다. 청자의 시점과 화자의 시점이 나란히 드러난 것이다.
이런 시점의 차이는, 예를 들어 ‘pay’ 같은 단어가 얼마나 청인 중심 사회의 맥락에서 구성된 것인지를 곧바로 보여준다. 왜냐하면 ‘pay’나 ‘bills’ 같은 단어는 기본적으로 ‘내가 말하고, 너는 듣고 따르는’ 관계에서 만들어진 명령형 언어이기 때문이다. 청인 중심 사회에서는 ‘소리’와 ‘말하기’가 기본값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언어적 주체는 늘 듣는 사람에게 요구하거나 명령하는 위치에 놓인다. 하지만 수어에서 ‘pay’를 표현하는 순간, ‘누가 누구에게’ 돈을 지불하는지 손의 방향을 통해 반드시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 손의 움직임은 언어의 권력 관계를 가시화하며, 농인은 자신이 자주 청구되거나 지불을 요구받는 위치에 놓인다는 사실을 의식하게 된다.
사라 헨드렌(Sara Hendren)의 <집에서 엔지니어링하기(Engineering at Home)> 시리즈도 인상 깊었다. 아래 작품 속 신디는 심장마비로 손과 다리를 잃었다. 그녀는 정부의 지원으로 최첨단 로봇 의수를 받게 되었지만, 그 의수로는 아이라이너 하나를 그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실리콘 캡에 아이라이너를 꽂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장치를 고안했다. 자폐아를 키우는 작가 헨드렌은, 이처럼 돌봄과 기술, 디자인의 경계를 다시 묻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나 역시 최근 돌봄과 기술의 관계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적정기술’이나 ‘아마추어리즘’의 개념을 나이듦이나 돌봄의 윤리에 적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라 헨드렌(Sara Hendren), 《집에서 엔지니어링하기(Engineering at Home)》
비오는 금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발 디딜틈 없이 붐볐던, 요즘 핫 플레이스라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전시실을 나오면서, 나는 <기울인 몸들: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라는 제목을 좀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기울인 몸들 – 취약함과 정치성의 발명>으로. 어떤가? 너무 과했나? 아무튼 전시는 7월20일까지라니까 시간 되시는 분들은 한번 방문해보시길.
피에쑤 : 한국수어와 미국수어는 문법, 어순, 표현방식들이 완전히 다른 별개의 언어이다
스크랩 플러스
■ 존엄한 죽음을 위해 호스피스 완화치료는 더욱 확대되어야(문화일보)
말기 암이다. 고통스럽다. 하지만 무의미한 연명치료는 원하지 않는다. 그런데 호스피스 병원에 자리가 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결국 의사 조력존엄사(안락사)일까?
서울 성모병원은 상급병원 중 유일하게 입원형, 가정형, 자문형,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등 모든 유형의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호스피스 보험수가가 낮아 지속적인 적자를 내지만 병원은 이를 ‘착한 적자’로 여기고 감수한다. 게다가 퇴원 이후에 가정형 호스피스로 연계되어 환자들의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지원한다. 당연히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이런 성모병원조차 말기 암 환자가 입원하기는 쉽지 않다. 환자들은 통상 2~3주 기다려야 입원이 가능하며, 대기자 수는 30~80명에 이른다.
이렇듯 호스피스를 원하는 환자는 많지만, 병상은 늘 부족하다. 현재 전국 호스피스 시설은 123곳(가정형 40곳), 병상은 1,800개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병상이 5천 개는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나마 상급종합병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15% 미만이다. 하지만 작년 암 사망자는 9만 명에 달했고,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은 사람은 25%에 불과했다. 이 이야기는 암 환자 10명 중 8명은 결국 연명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호스피스 대상 질환도 제한적이어서 현재는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 말기 만성 호흡부전, 말기 만성 간경화 등 5개뿐이다.
작년에 보건복지부는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2024년~2028년)을 발표해 대상 질환도 확대하고, 시설도 2028년까지 360개로 늘리겠다고 했다. 덧붙여 병동뿐 아니라 가정형, 자문형도 더 확대되어야 하고, 호스피스 의료 수가도 현실화하여야 하지 않을까? 하여 말기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연명치료와 안락사 중 양자택일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 관련 자료
보건복지부,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 발표
■ 발달장애인에게도 죽음 교육을!(에이블뉴스)
작년 말 국회의 2025년 정부 예산안 심의 때,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 예산확보를 위한 삭발투쟁을 했다. 그동안 자기 자식보다 딱 하루만 더 살고 싶다고 말하는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발달장애인의 교육받을 권리, 일할 권리 등을 끊임없이 주장하며 투쟁해 왔고, 덕분에 우리는 아주 가끔이나마 카페 등에서 일하는 발달장애인을 마주칠 수 있었다. (물론 여전히 발달장애인의 고용은 카페보조, 세차, 라벨 붙이기 등의 단순 업무에 제한되고 있지만)
그런데 이번엔 발달장애인의 사회적 권리를 넘어 발달장애인도 죽음을 이해하고 함께 슬퍼할 권리가 화두로 떠올랐다. 장애인 재활 상담사 김영아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의 부모는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유산배분, 후견인 지정, 사후 자녀의 거처 등을 미리 준비하고, 자녀에게도 일상적인 자립생활을 훈련시키지만, 막상 ‘죽음’ 그 자체에 대한 설명은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반려견의 죽음을 앞두고 있으면서도 발달장애인 자녀에게는 계속 나을 것이라고만 말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막상 부모의 죽음 이후 발달장애인은 어떤 감정을 겪게 될까? 혹시 심한 정서적 혼란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김영아, <브런치 북- 선물합니다, 작별할 권리> https://brunch.co.kr/@rehabgirl/105)
그래서 시작한 성인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죽음, 사별 교육. 김영아는 주변의 장애인 부모, 특수교사, 사회복지사나 상담사 등이 모여 10주 동안 ‘발달장애인을 위한 죽음 교육’ 을 진행했다. 사회적 재난이나 상실과 애도를 발달장애인과 공유하는 법, 노년기 발달장애인 지원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그중에서도 의미가 있었던 것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사전장례의향서’만들기였다고 한다. 장례 관련 용어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던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발달장애인의 죽음을 목도한 시설의 대표, 발달장애인 자녀의 죽음을 경험한 부모들이 모여 함께 작업을 했다. 이런 일들이 계속된다면, 발달장애인도 자신의 의지가 반영된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 “실용성이 충분하면 그 자체로 아름다워진다”(조선일보)
우리나라 대표적인 노인복지용품, 즉 지팡이, 보행 보조기, 목욕 의자, 안전봉, 식사 보조용품 등을 떠올려보자. 충분히 실용적인가? 디테일이 살아있나? 아름다운가? 다양한가? 대답은 거의 ‘no’ 아닐까?
디자인이 그냥 예쁘게 외형을 꾸미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조직화하는 설계이며, 기능과 형태 면에서 사회적 맥락과 의미를 형성하는 실천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고령화사회에 걸맞은 노인용품의 디자인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이제 충분히 고민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보편적(universal) 디자인을 넘어 노약자 접근 가능한(accessible) 디자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몇 개의 사례를 소개한다.
*보편적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란? ; 성별, 연령, 장애 유무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제품, 시설,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 또는 “범용 디자인”이라고도 불린다.
이케아, 베싱엔(BÄSINGEN) 시리즈(출처 : 이케아 홈페이지)
마이클 그레이브스 X 포터리반 프로젝트(출처 : https://michaelgraves.com/)
마이클 그레이브스 X 포터리반 프로젝트(출처 : https://michaelgraves.com/)
■ 시니어 시프트? 사회적 경제모델이 많아지면 좋겠다!
▶ 미국 ‘파파papa’와 중국 ‘100위안 패키지 식당百元一日聚’의 시니어 플랫폼 실험(매일경제)
시니어 시프트는 이제 기업의 생존전략이 되었다. 불가피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시니어 시프트가 불필요한 노인 수요를 창출해 낭비적 경제성장으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사회적 문제를 시민들의 협력을 통해 해결하면서 새로운 사회연대 경제를 창출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닐까? 그런 기대를 하면서 미국의 시니어 동반자 돌봄 플랫폼 ‘파파(Papa)’, 중국의 ‘100위안 패키지 식당’ 등을 눈여겨본다.
미국의 경우 ‘파파 팔스(Papa Pals)’로 불리는 청년들이 고령자 가정에 방문해 안부 확인, 대화, 스마트폰 교육, 이동 보조 등 지원을 수행하고 시급 13~18달러를 받는다. 시니어 관련 플랫폼 사업인데 세대를 적극적으로 크로스 시키는 것이다. 중국의 ‘100위안 패키지 식당’의 정식 명칭은 ‘百元一日聚(백위안으로 하루 즐기기)’인데, 100위안 그러니까 약 2만 원으로 점심도 먹고, 저녁도 먹고, 그 사이사이 노래방, 마작 등 취미활동도 할 수 있는 곳을 말한다고 한다.
▶강원, 지자체 주도로 노인을 돌봄활동가로 양성하는 사회경제적 모델 시동(오마이뉴스)
강원도 원주 지역에서는 나이듦에 대한 이해와 경험치가 높은 노인들을 돌봄 활동가로 양성하는 ‘G-care 매니저 노인 역량 활용 선도모델 사업’을 추진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강원 지속가능경제지원센터, 위드커뮨협동조합이 이 사업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심평원에 따르면, 이번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각 기관별로 역할을 분담했는데 심평원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인건비 등 예산을 지원하고, 위드커뮨협동조합은 참여자 선발 및 관리·사업운영, (사)강원도지속가능경제지원센터는 회계 및 행정을 지원한다고 한다.
■ 초고령화 사회, 달라지는 풍속도
▶ 일단 신도시 근린상가, 학원 대신 요양원(동아일보)
일산 신도시 최초 입주는 1992년 8월 30일이었다. 지금부터 무려 33년 전이다. 어린 자녀 한, 두 명을 둔 젊은 30~40대 부부가 주로 입주했었기 때문에, 그들이 계속 거주하고 있다고 치면, 초기 입주자의 나이는 이제 60~70대가 된 것이다. 반면에 지난 33년간 합계 출산율은 1.78명(1992년)에서 0.75명(2024년)으로 드라마틱하게 감소하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1997년에 문을 연 중산 1동의 일산문고는 경영난으로 28년 만에 문을 닫는다. 초·중·고등학교가 많아서 학원도 많았던 중산 1동은 이제는 일산에서 요양원이 가장 많은 동네가 되었다. 아마 이런 풍경은 조만간 모든 도심의 상가에서, 신도시들에서 발견될 것이다.

자료 : 동아일보
▶ 고령화시대, 장례지도학과에 이어 웰다잉학과도 생겼다(오마이뉴스)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웰다잉(Well-Dying)에 관심을 가지게 된 김은정씨,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웰다잉학을 전공하고 ‘엔딩플랜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웰다잉학’도 낯설고, ‘웨딩플랜 상담사’도 낯설다. 찾아보았더니 평택대학교는 2023년 12월, 대한웰다잉협회와 MOU 체결 후 웰다잉학을 사회복지 대학원 과정으로 운영하는 중이었다. 그러니까 이 과정을 이수하면 민간자격증인 ‘웰다잉 지도사’를 딸 수 있는 것이다.
아마 이와 비슷한 가장 오래된 학과는 을지대가 1998년 개설한 장례지도사 학과일 듯. 이후 지금은 전문대를 중심으로 약 20개의 학과가 있다. 전문대 포털을 보면 이 학과들은 고령화사회에서는 차별화되고 세분된 장례 서비스 수요가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아주 유망한 전문 직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70대들의 썸타기 – 연애 리얼리티에서 연애 리얼리즘으로!(쿠키뉴스)
<나는 솔로>가 2021년 방송된 이후 바야흐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돌싱’의 연애가 다루어지고, 중년의 사랑을 다룬 <끝사랑>이 방송되더니 결국 노년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생겨났다. 2024년 HCN 충북방송이 방송한 <홀로탈출>은 60·70대 싱글 남녀 8명이 합숙을 통해 연애 상대를 매칭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지역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유튜브 등을 통해 전국 방송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https://bravo.etoday.co.kr/view/atc_view/15231)
그리고 이제 지자체가 주도하는 리얼-노년 소개팅이 열렸다. 종로구가 마련한 ‘종로 굿라이프 챌린지’는 65세 이상 싱글 남녀 40명에게 신청을 받아 운현궁 앞마당에서 자기소개, 그룹 대화, 1:1 자유대화, 레크리에이션등을 통해 매칭까지 연결되는 프로그램이다. 2024년 가을에 처음 실행했고, 반응이 좋아 2025년 봄에 다시 열렸다. 이번에는 7쌍이 매칭되었다고 한다. 노년의 잠자는 연애 세포를 깨우는 이 프로그램을, 열렬히 응원한다.
■ Update | 돌봄
▶사회적 돌봄제도,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일까?(연합뉴스)
재단법인 돌봄과미래가 전국 40세 이상 남녀 1천 명을 상대로 돌봄에 관한 설문을 돌렸다. 우선 누구에게 돌봄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는가? 39%가 요양보호사로 1위였다. 그러면 사회적 돌봄이 일반화된 것일까?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여전히 35%는 배우자가 돌볼 것이고, 21%는 스스로 자기를 돌보겠다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인상적인 것은 자녀에게 돌봄을 기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4%)는 것이다. 그리고 응답자의 40%가 ‘긴급 상황 시 가족 외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라고 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어쩌면 지금 현실은, 2008년 장기요양보험법이 시행되어 사회적 돌봄 제도가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가족 내 돌봄의 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여겨진다. 심지어 배우자 돌봄의 경우에도 남편이 아내에게 기대하는 바는 아내가 남편이 돌볼 것이라고 기대하는 바에 2배가 넘었다. 가족 돌봄의 젠더 불평등도 여전하다는 이야기이다.
돌봄 장소와 관련해서는 ‘현재 살고 있는 집'(47%)이나 ‘살던 지역 내 돌봄 받기 좋은 집'(32%) 등 거주지에서 살면서 돌봄 받기를 원한다는 비율이 80%에 육박했다. 가장 지원이 필요한 서비스(복수 선택)로는 ‘건강관리·의료'(61%)가, 우선으로 갖춰야 할 서비스로는 ‘가정방문 돌봄'(71%)이 꼽혔다.
■ Update |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 영국에서 수분해장 합법화를 검토하고 있다.(머니투데이)
수분해장은 퇴비장과 마찬가지로 친환경적인 장례법이다. 게다가 퇴비장에 비해 간소한 편이다. 카톨릭에서도 퇴비장에 비해 저항이 덜하다 (남아공의 투투 주교 자체가 자신의 장례를 수분해장으로 치렀다)
영국에서는 2023년 최대 장례 서비스 회사인 Co-op Funeralcare가 수분해장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발표를 했으나 법적으로는 허용되진 않았었다. 그런데 최근 영국 법률위원회(Law Commission)가 수분해장을 포함하는 대안적인 장례 방법에 대한 공청회를 9월까지 열고, 이후 보고서 및 법률 초안을 작성한다고 한다.
수분해장에 대해 더 궁금하다면, 나이듦연구소 <좋은시체가 되고 싶어> 연재물의 요 아티클을 보길 권한다.
에디터스 픽
▶기울인 몸들’展 / 국립현대미술관 / 2025년 5월20일 ~7월20일 /
작가 구나, 김영옥×조미경×이진희, 김원영×정지혜, 김은설, 김 크리스틴 선, 데이비드 기슨, 리처드 도허티, 사라 헨드렌×케이트린 린치, 알레시아 네오, 윤충근, 윤상은, 조영주, 천경우, 최태윤×연 나탈리 미크, 판테하 아바레시 (총 15인(팀))
우리의 몸은 서로 다르다. 다른 몸으로 미술관에 왔다.
다양한 몸이 모이는 미술관에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만날 수 있을까?
«기울인 몸들-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는 다양한 몸이 주제인 전시로,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첫 번째, ‹기울인 몸들›은 ‘약한 몸’이라는 편견*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두 번째, ‹살피는 우리›는 미술, 건축, 디자인* 분야에서 몸을 환영하는 방법을 고민한다.세 번째, ‹다른 몸과 마주보기›는 서로 다른 몸이 함께하는 공연과 모임을 선보인다.전시는 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다양한 몸과 살아가고, 기댈 수 있는 서로가 되는 방법을 전한다.(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돌봄의 논리- 능동적인 환자와 선택권의 한계 / 아네마리 몰 지음 / 갈무리 / 2025년
아네마리 몰의 『돌봄의 논리』는 ‘선택의 논리’와 대비되는 ‘돌봄의 논리’를 주장한다. 당뇨병과 함께하는 삶을 사례로 삼아 저자는 환자와 의료진, 기술과 제도가 상호작용하는 구체적 장면을 섬세하게 분석한다. 이를 통해 돌봄이란 단순히 타인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 복잡한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조정되고 구성되는 윤리적 실천임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가 일상에서 돌봄의 감각을 재구성할 기회를 준다. 몰은 돌봄을 통해 인간과 기술, 제도, 감정이 서로 얽히는 과정을 드러내며, 우리 사회가 돌봄의 논리를 갖추기 위해 어떤 실천들이 필요한지를 사유하도록 이끈다.(출판사 책소개)
▶나이듦 해방 –우리는 모두 언젠가 늙는다 / 오이코스연구소, 몸문화연구소 외 / 필로소픽 / 2025년
저자들은 ‘노년은 곧 쇠퇴’라는 고정관념과 ‘젊음만이 가치 있다’는 신화에 질문을 던지며, 억압되고 배제된 나이 듦의 경험을 사회적·문화적 차원에서 복원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노년의 억압된 성과 사랑을, 가시화조차 되지 않는 노년의 우울을, 자신의 삶을 원하는 모습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죽음의 자유를 이야기한다. 나아가 ‘퇴비’라는 비유를 통해, 비인간 자연과 뒤엉킴으로써 다종 간의 공존을 실현하는 윤리를 인류세 시대의 해법으로 제시한다.(출판사 책소개)
이달의 링크 모음
■ 존엄한 죽음을 위해 호스피스 완화치료는 더욱 확대되어야
▶‘존엄한 죽음’ 돕는 인술의 병동… 박한 수가에 ‘착한 적자’ 누적(문화일보)
▶<참고자료>보건복지부,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 발표(브라보마이라이프, 2024-04-05)
■ 발달장애인에게도 죽음 교육을!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사전장례의향서’ 만들기(에이블뉴스)
■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 “실용성이 충분하면 그 자체로 아름다워진다”
▶고령화 시대 디자인, 세심한 관찰과 작은 배려에서 비롯(조선일보)
■ 시니어 시프트? 사회적 경제모델이 많아지면 좋겠다!
▶“2만원이면 하루종일 마작에 밥까지 줘”…시니어 플랫폼 앞서 나가는 나라는?(매일경제)
▶심평원, 어르신 ‘G-care 매니저’ 양성… 지역사회 돌봄모델 구축(오마이뉴스)
■ 초고령화 사회, 달라지는 풍속도
▶요양원이 늘어나는 동네, 오래된 서점은 문을 닫는다(동아일보)
▶웰다잉의 관심을 반영하는 ‘엔딩플랜 상담사’의 활약(오마이뉴스)
▶백발의 썸남·썸녀…종로 한옥에서 열린 시니어 미팅(쿠키뉴스)
■ 돌봄 업데이트
▶늙고 병들면 누가 날 돌봐줄까…국민 10명 중 4명 “요양보호사”(연합뉴스)
■ 좋은 시체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