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5회 오월 마당에서
6월이 다가온다. 내게 6월은 불길한 기운이 도사리고 있는 달. 엄마는 지난 두 해 동안 6월에만 두 번 넘어졌고 그때마다 제대로 뜨거운 맛을 본 터라 지레 두려워진다. 근거 없는 불안이야. 주눅 들지 말자, 하면서도 쉽사리 털어내질 못하고. 책방 8주년, 9주년을 앞둔 즈음이었는데 간병하느라 지쳐서 기념하고 축하할 여력이라곤 일도 없었다. 어느새 책방은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엄마도, 책방도…
6월이 다가온다. 내게 6월은 불길한 기운이 도사리고 있는 달. 엄마는 지난 두 해 동안 6월에만 두 번 넘어졌고 그때마다 제대로 뜨거운 맛을 본 터라 지레 두려워진다. 근거 없는 불안이야. 주눅 들지 말자, 하면서도 쉽사리 털어내질 못하고. 책방 8주년, 9주년을 앞둔 즈음이었는데 간병하느라 지쳐서 기념하고 축하할 여력이라곤 일도 없었다. 어느새 책방은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엄마도, 책방도…
3월부터 방문하는 요양보호사는 시작하기 전, 읍내 장기요양기관의 사회복지사와 함께 왔다. 사회복지사가 우리가 원하는 요일과 시간대에 맞춤한 분이라며 소개하는데 첫 대면이어서 그런지 신경 써서 곱게 차려입고 오신 티가 났다. 웃으며 대화하면서도 서로가 조심스러웠다. 보호자인 내 입장에서는 낯선 사람이 정기적으로 집안을 드나드는 일이 처음이라 긴장되고 한편으론 낯가림 심한 엄마와 잘 지낼 수 있을지 호감을 가늠해야 했다. 엄마의…
2월 중순, 엄마는 장기요양등급(5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병원 퇴원 이후 신청했지만 ‘급성기’ 상태라고 기각 판정을 받고 6개월 뒤 다시 신청한 결과다. 안도했다. 보호자 대상 설명회에 갔을 때 참석자 연령대가 내 나이 또래부터 60대, 70대 어르신들이 많아서 내심 놀랐다. 노노(老老) 간병. 모르지 않았음에도 그랬다. 내가 어느새 여기까지 도착했구나 하는 느낌이 잠시 얼떨떨했다. 그들의 낯빛에서 나와…
몇 해 전부터 엄마는 자신의 상태를 ‘아찌고찌 하다’고 말하고 있다. ‘아찌고찌’는 ‘저쪽과 이쪽’이라는 뜻의 일본어지만 엄마는 깜빡깜빡 잊어버리고 기억나지 않는 상태를 하소연할 때마다 쓴다. ‘노망’, ‘치매’를 일컫는 용어를 자기식대로 만들어 낸 것이다. ‘노망’, ‘치매’라는 단어와 병증에 대한 인지가 있는 상태여서 거부감과 두려움이 꽤 컸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도 깜빡깜빡 잘해.” 대수롭지 않은 듯 반응하며 상황에 맞춰…
새벽 3시경이면 어김없이 깬다. 엄마 방으로 건너가 살그머니 침대 온기를 살핀다. 곤히 잠든 엄마의 미세한 호흡을 가만히 지켜본다. 잠자다가 죽는 것도 복이라는 말을 흔하게 듣지만, 그 상황을 마주하는 상상만으로도 두렵다. 엄마 코 고는 소리를 듣고서야 안도한다. 웅크린 채로 뒤척뒤척 배회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새벽 6시부터 일어나 서두른다. 엄마에게 두유 한 잔과 풀빵을 데워 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