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걷친들에서는 7명의 왕과 10명의 왕비의 능이 있는 동구릉을 다녀왔습니다.
더불어 일 년 중 5-6월에만 개방하는 왕의 숲길도 걸어보았습니다.
여유로운 산책일거라 생각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갔었는데 역시 걷친들이군 하고 돌아왔지요 ^^;;
후기를 작성하면서 나는 왜 걷친들이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일요일 아침 9시까지 모임 장소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집에서 7시 정도에는 출발해야 하는데,
사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에는 한순간 가지 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그래도 단번에 이불을 박차고 벌떡 일어나 갈 준비를 하는 저에게 남편이 한마디 합니다.
“그 모임이 그렇게 좋아?”
“응, 좋아”
저는 걷친들이 참 좋습니다.
걷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함께 걷는 친구들이 좋아서 더 신이 납니다.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도 닉네임이 종종 헷갈릴 때도 있지만
그동안 제가 알고 지냈던 친구들보다 더 정겹게 느껴집니다.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걷친들에서 만난 친구들과는 재미있게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 이야기, 각자가 참여하고 있는 세미나 이야기, 공부를 하면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 등등
평소에 제가 만나는 친구나 사람들과는 나누기 어려운 이야기들입니다.
설사 이야기를 한다 하더라도 재미있게 이어지지가 않거든요 ;;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기가 알고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느낌이 강해져서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감정이 들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걷친들에서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심지어 재밌습니다 ㅎㅎ
서로 나누는 이야기를 통해 뭔가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생각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에게 포장되지 않은 제 모습과 생각을 드러내기가 어려웠거든요.
오늘 내가 하는 말, 내가 하는 행동이 미래의 나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걷친들에서 나누는 이야기가 재미있으면서도,
그동안 제 입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말들을 할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맙습니다.
후기를 쓰고 보니
일방적인 고백 같아서 쑥스럽습니다 ^^
그래도 이렇게 후기를 쓸 수 있어서 또 좋네요.
모두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시고,
8월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