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삶의 비젼을 찾아가는
인문학 공동체 문탁과 나이듦 연구소가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여
萬物을 두루 굽어 살피시는 天地神明께 삼가 告하나이다.
智慧의 神 납시오~~~
우리의 공부가 나를 강화하고 남을 이기려는 무기가 되지 않게 하옵시고,
나를 내려놓고 타자의 고통에 응답하는 지혜를 배우며,
비움과 공유의 마당되게 하소서.
돌봄의 神 납시오~~~~
各自圖生, 各自圖死의 서슬 퍼런 세상 속에,
따뜻한 돌봄과 공부와 환대가 끊이지 않는 곳이 되게 하소서.
문을 두드리면 환대받고, 함께 밥을 나누며
서로의 고단함을 품는 삶의 울타리가 되게 하소서.
젊음의 神 납시오~~~~
이곳 터전, 청년들이 모여모여 생동하는 기운으로 공부에 매진하게 하소서.
앞날에 대한 불안보다 배움의 즐거움이 앞서게 하시고,
맑은 눈과 푸른 열정이 이 공간의 기둥되게 하소서.
활자의 神 납시오~~~~
우리, 생각담은 웹진에 신령한 기운을 불어넣어 주소서.
웹진이 활자가 되어 세상으로 나아갈 때,
길 잃은 이들에게 등불이 되고,
외로운 이들에게 다정한 편지가 되게 하오시고,
정직한 글들이 모여모여 시대의 아픔을 읽어내고
새로운 삶의 길을 여는 마중물 되게 하소서.
-2026.2.7. 문탁네트워크 & 나이듦연구소 집들이 고사 축문(by 가마솥) 중에서






지난 달 이사를 마치고
모두 함께 집안 곳곳을 단장한 후
드디어 집들이를 했습니다.
문탁네트워크의 이웃인
감이당, 규문, 남산강학원, 사이재, 상우의 여러분들과
문탁네트워크에서 지난 시절을 함께했던 오랜 친구들,
동천마을네트워크, 이우생공, 현재의 세미나 친구들
파지사유, 킨사이다 등등 그간 함께 했던 많은 분들이
오늘 자리를 함께 해주셔서 너무나 반갑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18년간 지속되어 온 공부와 밥과 우정과 몸의 공동체에 대한감회를 새기며 ‘울컥’ 축사를 남겨주신 문탁샘,
6층 식구들을 울컥하게 만든 자누리샘의 다정한 기념사,
새로운 둥지에서의 평안과 우정을 바라는 가마솥샘의 축문
그리고 산두미샘과 봄날샘의 멋진 축하 공연
빠질 수 없는 맛있는 음식까지
추운 날씨를 훈훈하게 만든 완벽한 하루였습니다.
참석해주신 분들, 참석하진 못하셨지만 마음을 보내주신 분들의 염원에 기대어
힘차게 잘 살아보겠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어제 문탁샘이 읽어주신 울컥한 축문 중의 일부를 덧붙입니다.
요 며칠 저를 사로잡은 단어는 마음과 ‘울컥’입니다. 엊그제 특강에서 고병권 선생이 맑스의 자본론을 ‘마음의 자본론’으로 읽어 나간다고 할 때 마음에 울림이 있었습니다. 어제 고병권은 그의 칼럼 <묵묵>에서 조형근의 신작 <앎과 삶 사이에서>에 대한 이야기를 썼습니다. 그 책 첫 문장은 “어중간하게 살아왔다.”였답니다. 하지만 고병권은 그 문장에 울컥합니다. 그것은 잊지않으려는 마음, 일종의 정직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은하수는 있다>) 조형근선생은 페북에 고병권의 그 칼럼을 읽고 자기야말로 어디에서나 은하수를 보고 있는 고병권에 울컥했다고 썼더군요. 그 페북을 본 사월의책 안희곤샘은, 그 글 때문에 고병권 묵묵을 찾아보고, 고병권 묵묵을 보니 또 조형근의 책을 읽고 싶어졌다고 썼습니다. 사유와 공부와 글쓰기가 만들어 낸 ‘울컥의 네트워크’였습니다. ‘앎과 삶의 일치’가 낡아 빠진 레토릭이 아니라 여전히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바꾸는 강력한 것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문탁을 “공부와 밥과 우정의 공동체”라고 불렀습니다. 인문약방과 나이듦연구소를 하면서 이제 저는 문탁을 “공부와 밥과 우정과 얽힌 몸의 공동체”라고 부릅니다. 이제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습니다. “공부와 밥과 우정과 얽힌 몸과 울컥을 나누는 공동체”!
전쟁과 살육과 불평등과 혐오가 판치는 이 미친 세상에서, 우리의 공부가, 우리의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고, 누구가를 울컥하게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여, 우리 모두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성찰해보고, 마음장을 조금씩 넓혀 (아무래도 맹자를 다시 공부해야 할까요? ㅎ) 아무나와 누구나들의 연대를 통해, 대지의 아무 곳에서나 피어나는 민들레처럼, 그렇게 사람들이 살만한 자리들을 조금씩 더 늘려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길, 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길을 향해 또 한발을 내딛습니다.
2026.2.7 문탁네트워크 & 나이듦연구소 집들이 축문(by 문탁)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