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연명치료중단, 싸인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닌 이유
에디터, 이희경
이번 호 나이듦아카이빙의 스크랩플러스에서 유난히 눈에 들어온 기사는 임종 직전 고령자들의 상당수가 여전히 연명치료에 노출되어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받는 연명치료 중 1위는 혈압상승제였다고 한다. 혈압상승제라… 그 단어가 갑자기 나를 6개월 전으로 플래시백 시켰다.
진짜 무더웠던 작년 여름 어느 날, 저녁 식사까지 잘하신 어머니가 워커를 잡고 집 안을 걷다가 뭔가에 걸려 앞으로 고꾸라지듯 넘어지셨다. 피범벅이 된 어머니에 놀라 119를 불렀고, 어렵게 응급실에 도착했는데, 병원에서는 뇌출혈이 너무 심해 수술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라 마음이 두방망이질하듯 요동쳤고, 직감적으로 아, 돌아가시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의료진에게 어머니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상태라는 것을 고지했다. 눈물이 뚝뚝 흘렀다.
중환자실로 옮기기 직전 의사는 어머니의 경우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는 게 가장 먼저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그 경우 기도삽관을 할 건지 말 건지 가족들이 미리 결정을 해놓아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기도삽관’이 뭐였지? 내가 봤던 무수한 메디컬드라마가 스쳐 갔지만 정확한 이미지가 특정되진 않았다. 연명치료의 종류 중에 ‘기도삽관’이 있었던가? 역시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열 시, 해외에서 급거 귀국한 남동생까지 포함 사남매가 모여 앉았다. 정보를 공유하고 무엇보다 ‘기도삽관’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그런데 한 입도 떼기 전에 중환자실에서 전화가 왔다.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니 빨리 결정하라는 것이었다. 마치 기도삽관을 하고 어머니를 살릴래? 기도삽관을 하지 않고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걸 지켜볼래?를 결정하라는 통보처럼 들렸다.
분위기는 무거웠고 의견은 분분했다. 기도삽관도 연명치료인가에 대한 사실확인, 그것이 연명치료라 하더라고 소생 가능성을 기대하면서 좀 더 지켜보는 게 좋지 않냐는 의견, 어머니의 평상시 소신을 볼 때 어머니는 그 어떤 것도 원하지 않을 것 같다는 조심스러운 판단….무엇이 옳은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어머니를 포함하여 자식 그 누구도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았지만, 의사가 소생 불가능의 판정을 내린 것도 아닌 어머니를, 그것도 열두 시간 전까지 함께 밥 먹고 웃고 이야기를 나누던 어머니의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는 결국 기도삽관에 동의했다. 그리고 단서를 붙였다. 기도삽관 이외의 다른 연명치료는 하지 않겠다고. 일종의 절충책이었다.
그런데 6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이번엔 혈압이 떨어지고 있으니 ‘승압제’를 쓸 건지 말 건지를 결정하라는 전화를 받게 되었다. 이번에도 승압제를 쓰고 어머니를 살릴래? 승압제를 쓰지 않고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걸 볼래?를 결정하라는 요구처럼 들렸다. 그런데 승압제는 어느 상황에서 왜 쓰게 되는 건지, 그게 왜 연명치료에 속하는 것인지, 이번에도 정확히 가늠되지는 않았다. 의사는 기도삽관을 하면 혈압이 더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번에는 좀 더 지켜보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어머니와 나는 2022년에 나란히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다. 그때 분명히 담당자에게 연명치료의 내용, 이후 절차, 나중에 번복할 수도 있다는 것 등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가 싸인한 서류에도 그 내용이 자세히 쓰여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체외생명유지술, 수혈, 혈압상승제 투여 등이 연명치료의 내용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정말 알고 있었던 것일까? 그러니까 승압제(혈압상승제) 같은 것이 어떤 상황에서 요구되는 것인지, 그런데 그게 왜 연명치료에 속하는 것인지 나는 정말 알고 있었던 것일까?
어머니가 사경을 헤매는 과정에서 뒤늦게서야 나는 뇌출혈이 뇌경색으로 이어지고, 뇌경색으로 뇌조직이 죽어가기 때문에 온갖 바이탈 사인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산소포화도가 떨어진다고 인공호흡기를 달고, 혈압이 떨어진다고 승압제를 쓰는 것은, 결국 임시처방이고 돌려막기일 뿐이라는 것을 논리적으로 이해했다. 그래서 기관삽관을 포함한 인공호흡기 착용, 승압제 투여 등이 연명치료에 속하는 것이었다. 넘어지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뇌손상을 입은 어머니는 결국 천천히 모든 생명의 활력징후를 잃어가고 있었다. 역시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그 경험 때문에 나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다고 저절로 연명의료가 중단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기저질환이 있다면 각각의 경우 (암이냐, 당뇨냐, 심장질환이냐) 마지막에 어떤 증세가 생겨나는지, 그때 응급실에 갈 것인지 가지 않을 것인지, 나도 모르게 응급실에 실려 가게 될 때라도 연명치료를 하고 싶지 않으면 사전에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어떤 당부를 해놓아야 하는지, 사고의 경우엔 또 어떠한지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알고 여러 경험치가 쌓여야 한다. 세상에 단순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스크랩 플러스
▶내 집에서 늙어갈 순 없을까? (Aging in Place)
고령화사회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노인 건강, 노인 일자리, 노인 연령, 연금제도 등 여러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노인 주거문제는 최근 여러 매체에서 지속적이고 집중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또한 특징적인 것은 노인 주거와 관련해 시설의 확충보다는 AIP(aging in place /지역사회 계속 거주)라는 개념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무엇보다 고령자 당사자의 욕구 때문인데, 2023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희망하는 거주 형태에 대한 질문에서 응답자의 87.2%가 ‘현재 집에서 계속 거주’하겠다고 답했다. 2020년(83.8%)에 비해서도 5%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심지어 건강이 악화할 경우에도 현재 집에서 거주하겠다는 응답자가 48.9%로 가장 많았다.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하겠다는 응답자는 27.7% 정도였다. (한경기사 참조)
그런데 시설이 아니라 집에서 늙고 죽고 싶다는 요구는, 집이 친고령환경 (문턱이 없고, 미끄럼방지가 되어야 하고, 안전 손잡이가 있어야 한다)으로 바뀌어야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집에 있으면서도 필요한 돌봄과 의료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연재되고 있는 한겨레 신문의 <황보연의 초고령사회의 질문들>에서도 바로 이 ‘AIP’와 관련하여 “내 집에서 늙어갈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두 개의 사례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자료 : 한겨레신문(2025년 2월 24일)
1)고령자복지주택 – 청양군의 10층짜리 영구임대아파트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의 노인인 청양군은 이미 고령친화형 돌봄서비스로 유명하다. 2019년 지역사회통합돌봄 선도사업지자체로 선정되면서부터 농촌형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시작했다. 2023년부터는 ‘청양형 100세시대 건강돌봄체계’를 구축하면서 남다른 청양형 돌봄모델을 개발해 오고 있다.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은 집과 시설을 결합한 고령자복지주택(2017년 개소)이다. 10층 아파트 중 1~4층까지는 돌봄시설들이라 돌봄이 필요한 독거 노인들이 자신의 집을 떠나지 않고도 청양군이 제공하는 다양한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방문형 요양·목욕·간호, 주야간 보호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통합재가센터와 재택의료센터, 작업치료·재활운동실 뿐 아니라 병원 퇴원 뒤 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이용할 수 있는 중간집(셰어형 주택)까지 마련돼 있다.
5층부터 10층까지의 주거 공간에는 현재 100가구 정도가 입주해 있는데 주로 65세 이상의 무주택 독거노인이 이쪽으로 터전을 옮겼다고 한다. 주거 면적은 26㎡(7.8평)와 36㎡(10.9평) 로 나뉘어 있고 임대료는 보증금과 수급자격 요건 등에 따라 월 3만~12만원 정도를 낸다
자료 : 한겨레신문(2025년 2월 10일)
2)중산층 실버타운- 고창의 ‘서울시니어고창타워’
전북 고창군 고창읍에 자리한 서울시니어스고창타워는 중산층을 위한 실버타운으로 해외에서 역이민을 올만큼 가성비 있는 실버타운으로 소문난 곳이다. 이곳에서 생활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부부가 27평에 산다고 할 때, 월 100만원인데 (전세보증금 2억 제외) 이는 수도권 실버타운에 비하면 3분의 1수준이기 때문이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지방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 외에 ‘하루 세끼 의무식’을 책정하지 않고, 수영장처럼 입주민 모두가 이용하는 것은 아닌데 운영비가 많이 드는 시설을 줄인데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고창타워는 보편적 실버타운의 모델이라고 볼 수 없다. 여러 노하우를 통해 주거비용을 낮춘 고창타워와는 달리 일반적인 실버타운의 보증금은 2~4억, 월 관리비는 230~460만원 선으로 일반적인 연금생활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인구감소지역 대상 분양형을 허용했으나 이 역시 자기가 살고 있는 수도권에서 계속 거주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크다. 관리비를 낮춘 민간 임대주택 ‘실버스테이’ 계획 역시 아직 한 개의 지역(구리)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경기도, 취약계층 주택 개조 지원
경기도가 취약계층의 주거안정과 생활 편의를 위한 주택 개조 사업을 진행한다. ‘어르신 안전 하우징’사업은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안전시설 보강 및 주택환경 개선 사업이다. 안전손잡이, 미끄럼방지 타일, 경사로, 문턱제거, 욕조철거, 실내 전등 밝히기, 좌식 싱크대, 레버형 문손잡이 설치를 지원한다. 지원금액은가구당 500만원으로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에 방문해서 접수하면 된다.
▶더 가난해진 한국 노인들, 65세 이상 10명중 4명이 빈곤층
202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 비율)이 38.2%을 기록했다. 2013년에 46.2%에 이르렀던 노인빈곤율은 2014년 기초연금 도입과 급여액 상향, 국민연금 수급 노인 확대, 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등의 복지정책 덕분에 2021년 37.2%까지 개선되었지만 최근 다시 악화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65세 이상 인구의 평균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국민연금 수령액(평균 67만 원)과 기초연금 수령액(최대 34만 원)을 합쳐도 최저생활을 위해 필요한 1인 기본생계비(143만 원)에 턱없이 못 미친다. 더구나 75세 이상 고령층 중에는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가 적어 연금 수령액이 얼마 안 되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연금 가입 기간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비율)은 해마다 줄어들어 2028년엔 40%로 떨어진다. 이를 보완해주는 것이 기초연금인데 현재의 기초연금구조가 ‘대상은 넓고 금액은 적게’라는 방식 (65세 이상 소득하위 70%에 지급)으로 노인빈곤 완화에 실효가 없는 형편이다. 이대로 가면 2050년에는 국민 6명 중 1명이 빈곤노인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보건사회연구원은 노인 빈곤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초연금제도를 변경해 기초연금을 실효적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정책제안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재원일 것이다.
▶연명의료중단, 대부분 원하지만 실현되긴 어렵다
2023년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고령자 중 사망자의 59.7%는 사망 전 한 달 간 연명의료, 즉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체외생명유지술, 수혈, 혈압상승제 투여 등의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3년 장기요양 사망자의 사망 전 1년간 급여이용 실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사망자 중 연명의료 중단 결정 계획을 세운 사람은 13.1%였으며 그 중에서도 실제 이행한 사람은 12.7%에 그쳤다고 한다. 지난 2018년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 이후, 2023년 기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쓴 사람은 200만명이 넘지만 현실은 법 시행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84.1%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원치 않는다고 답한 결과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실태를 개선하여 장기요양 대상자들이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측면에서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내 임종케어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거주하던 의료복지시설이나 재택에서 임종을 할 수 있어야 하며, 호스피스·완화의료 관련 인프라의 확대를 통해 사망 전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료 : 동아일보(2025년 2월 14일)
▶무의미한 치료는 거부하고 싶다, 조력 존엄사 찬성 82%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한 웰다잉 논의의 경향 및 과제’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의사가 준비한 약물을 스스로 주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생을 마감하는 ‘조력 존엄사’에 대해 응답자의 82%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찬성의 이유로는 ‘무의미한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41.2%),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죽음을 결정할 권리가 있기 때문(27.3%), ‘죽음의 고통을 줄일 수 있기 때문(19.0%)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91.9%는 말기 환자가 되었을 때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따라 연명의료를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며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도 81.8%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미없는 치료를 원하지 않고, 존엄하게 죽기를 바란다. 하지만 여전히 그 방법과 절차가 제도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갖추어져있지 않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처럼 작성을 해도 연명치료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내 장례를 부탁해’, 부산시 사전 장례 주관자 지정 사업 시작
부산시가 무연고자에 대한 ‘사전 장례 주관자 지정 사업’을 시작했다. ‘사전 장례 주관자 지정 사업’은 무연고자 혹은 잠재적 무연고자가 생전에 장례 주관자 등 사회적 가족을 지정하여 동주민센터에 등록하면 행정기관이 사망 직후 사회적 가족에게 알려주는 제도이다.
이는 무연고 사망자의 존엄한 죽음과 사후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2023년 3월에 개정된 장례주관자 관련 조항에 근거해 ‘사전 장례 주관자’가 실질적으로 장례나 추모에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개정된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무연고자나 잠재적 무연고자가 생전에 유언장, 자필서명서 등의 방법으로 지속적인 친분 관계를 맺고 있는 사회적 가족을 장례 주관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부산시는 이 제도를 활용하기 위해 웰다잉문화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이와 관련된 상담과 교육도 진행한다고 한다. 가족 대신 장례를 맡아줄 사람을 사전에 미리 지정하는 절차만으로도 그 사람의 생전고립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고 실천적인 행보로 보여진다.
이 주제와 관련하여 나이듦연구소의 서해님이 작성한 이 글도 참고가 될 것이다.
에디터스 픽
▶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 김범석, 흐름출판, 2025
베스트셀러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의 저자이자 20여 년간 암 환자를 치료하고 종양을 연구해 온 김범석 서울대학교 종양내과 교수가 의사이자 과학자로서 암과 싸우며, 생과 사의 경계를 탐구한 내용을 책을 펴냈다.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에서 저자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암으로 잃은 사건에서 시작해 암에 대한 인류의 투쟁을 살펴보고, 빅뱅과 생명의 탄생을 파헤친다. 그리고 죽음과 불멸의 양면성을 지닌 암의 특징을 과학자의 눈으로 탐구하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출판사 책소개)
▶우리, 나이 드는 존재 / 고금숙,김하나,김희경,송은혜,신혜우,윤정원,이라영,정수윤,정희진 공저, 휴머니스트, 2025
에세이스트 김하나, 여성학자 정희진, 음악가 송은혜, 예술사회학자 이라영, 논픽션 작가 김희경, 산부인과 전문의 윤정원, 번역가 정수윤, 알맹상점 대표 고금숙, 식물학자 신혜우 아홉 명의 작가가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나이 듦을 만끽하고 있는지 독자들에게 반짝이는 메시지를 보낸다. 오늘을 깊고 풍부하게 살아가는 작가들을 통해 삶과 노화의 의미를 여러 겹으로 감각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책소개)
▶70세 사망법안, 가결 / 가키야 미우 지음, 김난주 옮김, 문예춘추사, 2025
‘모든 국민은 70세가 되는 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국가 재정의 위기를 해결한다는 명분 아래 가결된 충격적인 법안. 이 법안은 전 국민의 일상을 뒤흔들며 사회적, 윤리적 논란의 중심에 선다. 이 소설은 사회적 문제를 단순한 통계나 정책으로 설명하는 대신, 한 가족의 일상에 투영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개인과 공동체의 갈등, 생의 가치에 대한 고민, 그리고 선택의 무게를 진솔하게 탐구하며, 현대사회의 민낯을 서늘하게 드러낸다. (출판사 책소개)
▶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를 위하여 / 우에노 지즈코 지음, 노경아 옮김, 느린서재, 2025
여자와 주부, 둘 사이의 차이는 무엇일까? 여자는 언제부터 집안일을 담당했을까? 여자는 왜 돌봄과 육아를 홀로 맡게 되었을까? 돌봄 노동의 가치는 왜 늘 저렴하게 인식되는 걸까? 가사 노동은 왜 항상 지불되지 않는, 당연한 노동이 되었을까? 주부와 육아, 가족과 돌봄, 이 사이에서 생각해볼 질문들이 있다. 누군가는 불편하고,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질문들을 우에노 지즈코 선생이 마지막 강의의 주제로 선정해 연사로 나선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당신이 나누고 싶은 이야기’라는 주제로 진행된 NHK 방송의 <마지막 강의>를, 미방송분까지 다시 편집하여 이번 책으로 엮었다. 페미니스트 우에노 지즈코 선생이 마지막 강의에서 우리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출판사 책소개)
▶존엄한 죽음은 가능한가/ 김도경, 김정아, 김주현, 김효신, 문수경, 손민국, 이희재, 황혜영 공저, 법문사, 2025
현행 ‘호스피스ㆍ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즉 연명의료결정법의 한계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하여 그간 연구한 다양한 분야의 논문을 모은 것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환자의 치료거부권을 극도로 제한하는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의 한계를 지적하고, 이를 실증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치료거부권에 대한 근본적 인정을 포함하여, 투명하고 효과적인 사회적 논의에 기초한 포괄적 제도 마련을 촉구한다.(출판사 책소개)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더줌아트센터
이 작품은 막 치매가 시작된 엄마 춘자가 사라진 후 엄마를 찾으러 다니는 가족들의 좌충우돌 현실 세계와, 치매 노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판타지의 세계 두 축으로 진행된다. 두 세계가 이질적이지 않고 그럴듯하게 연결된다. 춘자의 망가져 가는 뇌가 만들어내는 여러 초자연적 존재들은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의 판타지 캐릭터를 연상시킨다. 이를 1인 다역으로 소화하는 배우의 호연이 이야기를 물 흐르듯 이어나가게 하며 관객을 몰입시킨다. (한겨레신문 작품 소개)
▶빅퀘스천 다큐멘터리 <숨>/감독/각본: 윤재호, 개봉: 2025년 3월 12일
삶과 죽음의 내밀한 풍경을 다룬 우리 시대의 가장 철학적인 다큐멘터리, 윤재호 감독의 <숨>(Breath)이 유재철 장례지도사와 김새별 유품정리사가 마주하는 삶과 죽음의 내밀한 풍경이 담긴 다큐멘터리
이달의 링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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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에서 늙어갈 순 없을까? (Aging in Place)
“7층 살면서 2층서 치매 케어”…요양원 대신 집에서 통합돌봄(한겨레)
고창읍 ‘역이민’도 오는 실버타운…중산층엔 좁은 문(한겨레)
지역사회 통합돌봄 2주년(청양신문)
다 똑같은 실버주택?…무주택자 ‘고령자복지주택’ 실태는(한국경제)
▶경기도, 취약계층 주택 개조 지원
경기도, 노인·장애인 취약계층 899가구 주택개조 지원(연합뉴스)
▶더 가난해진 한국 노인들, 65세 이상 10명중 4명이 빈곤층
노인빈곤율 2년 연속 악화…“연금 등 복지 정체된 탓”(한겨레)
노인 빈곤, 2년 연속 악화… 제구실 못하는 기초연금 손봐야(동아일보)
▶연명의료중단, 대부분 원하지만 실현되긴 어렵다
장기요양 사망자 60%, 효과 없는 연명의료 받아(동아일보)
연명치료 원치 않는 노인 80%…실제 의료 중단 결정은 13%뿐(경향신문)
장기요양 노인 68% ‘자택서 임종’ 희망하지만…70% 병원서 임종(연합뉴스)
▶무의미한 치료는 거부하고 싶다, 조력 존엄사 찬성 82%
국민 82% 조력존엄사 찬성…”무의미한 치료 불필요”(연합뉴스)
국민 10명 중 8명 “조력 존엄사 찬성”(세계일보)
▶‘내 장례를 부탁해’, 부산시 사전 장례 주관자 지정 사업 시작
부산시, 무연고자 ‘사회적 가족 장례’ 시행(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