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함께 잠자지 않을래요?
애디(제인 폰다)와 루이스(로버트 레드포드)는 콜로라도 작은 마을에서 오래 살아온 이웃이다. 나이 들어 남편,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살고 있다. 어느 날 저녁 루이스네 집에 찾아온 애디.
“저희 집에 와서 함께 잠자지 않을래요?”
생경한 제안에 당황한 루이스. 애디는 섹스를 하자는 게 아니라 잠들기 전까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는 것. 루이스는 결국 제안을 받아들인다. 스킨십 없는 잠들기 전의 대화들은 자신들이 살아온 이야기다. 덮고 살았지만 마음 깊이 살아있는 사건, 가족들에게 안긴 상처. 그들의 과거가 밝혀진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를 보시는 걸로 ㅎㅎ
2. 가족? 가족!
애디도 루이스도 가족들 사이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애디 아들 진은 어릴 적 경험으로 엄마를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드러내기 힘들었고, 루이스와 아내, 그 딸도 마찬가지다.
애디와 루이스, 제이미와 보니가 지내는 걸 보면 충분히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진은 엄마에게 ‘가족놀이’를 하고 싶은거냐고 힐난한다. 애디의 문병을 온 루이스에게 가족끼리 있겠다며 나가달라고 한다. 애디가 진의 집으로 떠나가면서도 ‘내 가족이잖아요’라고 하고.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3. 노년의 우정과 사랑
루이스는 처음에 마을 사람들이 신경 쓰여 뒷문을 통해 애디네 집으로 들어간다. 애디는 현관으로 들어오라고 요청하고 뒷문으로 온 루이스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자 루이스는 현관으로 들어간다. 애디는 그동안 다른 사람을 신경 쓰며 살아온 자신이 싫어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수군수군 하지만 이들은 이 일을 멈추지 않는다.
밤에 이루어지는 두 사람의 대화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로를 통해 자신들의 영혼을 돌본다고나 할까. 일상의 표면 아래 깊이 잠겨있던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서로의 마음을 터놓으면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지점으로 함께 나아간다. 대화하다보니 자신이 뭘 하고 싶어 했는지 다시 생각나기도 한다. 주변에서는 친구들이 하나씩 떠나가는 때이지만 새롭게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해볼 수 있는 변화도 생긴다.
친구가 된 애디와 루이스. 그런데 애디의 아들 진이 와서 손주 제이미를 맡기고 가고 애디는 제이미를 어떻게 돌봐야 할지 몰라 루이스에게 도움을 청한다. 루이스는 핸드폰 게임만 하는 제이미를 위해 개(보니)를 입양하고 함께 캠핑을 간다. 예전에 딸과 함께 만들었던 기차를 꺼내 함께 놀기도 하면서 그들만의 관계를 만들어간다. 그러나 애디는 결국 진의 집으로 가게 되고 루이스는 혼자 남는다.
스토리는 여기까지만^^ 나는 마지막 장면이 마음에 들었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궁금하다.
애디와 루이스가 서먹했던 처음의 관계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점차 변화해가는 과정을 보면 노년에도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의 영혼은 계속 변해간다. 혼자 고립되기 보다는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영혼의 변화는 더 새롭다. 나의 영혼은 타인의 영혼과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애디와 루이스의 관계가 사랑인지 우정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둘의 차이가 그리 큰 것도 아니다. 노년에 이런 친구가 있다면 좋지 않을까. 서로의 영혼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친구!
노년의 일상이 잔잔히 그려지는 영화다. 나이든 제인 폰다와 로버트 레드포드의 과장되지 않은 연기가 마음에 들었다. 노인들이 많이 사는 작은 마을. 카페에 모인 남자 노인들은 다른 사람들의 뒷담화와 성적 농담을 하며 키득거리고, 물건을 사러간 가게에서 친구의 죽음을 전해 듣기도 한다. 아무도 모르는 새 홀로 죽음을 맞이한 독거노인이나, 자신이 40년 넘게 살던 집을 떠나 아들과 손주를 챙기러 가는 할머니를 보며 요즘 우리가 앞에 놓인 노년, 돌봄, 죽음의 문제는 여기나 저기나 별로 다르지 않다는 걸 실감한다.
” 밤을 견뎌보려고 그래요. 밤은 정말 끔찍하지 않아요?”
” 어제까지만 해도 완벽한 삶이었는데 하루 아침에 모두 잃은 거예요. 순식간에, 눈깜짝할 사이에 그렇게 되어버렸어요.”
” 뭐든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럴 수 없는 일도 있어요. 자신을 용서할 줄도 알아야 해요.”
” 난 그냥 하루를 조용히 보내고 밤에 당신이랑 대화하고 싶어요.”
(노래 가사)
하루 만에 많이도 바뀌었네 겨우 24시간인데
햇살이 비추고 꽃이 피었네 비가 내리던 곳에
나의 어제는 어두웠지만 오늘은 당신과 함께라네
외로운 밤들은 이제 안녕 당신이 내 것이 돼줬으니까
1. 드러내기 힘든 가족사의 경험을 가진 사람. 누군가 원망하지 않으면 견뎌내기 힘든 어떤 사건을 경험하고 힘들어하는 사람
– 영화를 보며 위로받을 수 있고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도 깨달을 수 있을 겁니다.
2. 노년의 삶을 우울하지 않게 보내고 싶은 사람
– 자신이 원하는 것을 시도해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3. 그냥 괜찮은 영화 보고 싶은 사람
– 나이 든 제인폰다와 로버트 레드포드가 멋져보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