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경기 마을주간 행사가 있었던 안양예술 공원 안 특별 전시관 앞의 모습입니다.
2일차 오전 프로그램은 <주제발표> 섹션이었습니다.
-개발이후 마을살이, 공동체성이 약화된 도시에세 함께 살기를 실험하는 사람들 이라는 주제입니다.
발표시간이 가까워오고 문탁에서 온 친구들,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속속 들어와 자리를 채웠습니다.
“마을에서 인문학을 공부하는 ‘레퍼’입니다” 라는 페이퍼를 발표하고 있는 문탁네트워크의 송우현님,
이런 발표 자리는 처음이라 떨린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문학공부와 레퍼의 정체성이 얽히는 경험들을
잘 정리해 주었습니다.
두번째 발표자는 “청년들의 사적인 공공공간, 청춘삘딩” 이라는 페이퍼를 발표한
금천구 청년활동 공간 청춘삘딩 센터장 박석준님.
자신의 활동을 일목요연하게 발표하는 모습이 능숙한 활동가의 면모를 보였습니다.
금천구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 박석준님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매번 탐구를 거듭하여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의 공간적 경계가 무너지고 이를 해결해줄 대안적 공간을 시장에서 찾는 일”
에 열심이라고 자신의 일을 소개했습니다.
세번째는 “모두를 위한(지속-가능한) 도시는 없다!” 라는 페이퍼를 발표한 김지원님입니다.
김지원님 뒤로 보이는 화면을 통해 이번 주제 발표에서 오가는 말들이 모두 화면에도 표시되었습니다.
김지원님과 ‘거주와 짓기’ 세미나를 함께 한 회원 분이 오셨는데, 보청기를 끼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 분이 소통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주최측에 준비해 달라는 요청을 했고, 이 날의 발표에서 프롬프터가 설치되었습니다. 이 분은 김지원의 발표 후에 들은 소감과 질문도 했습니다.
네 번째는 “힐튼 호텔 옆 쪽방촌 사람들과 마주한 이야기” 라는 페이퍼를 발표한 이동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입니다.
‘홈리스행동 생애사’ 기록팀이 발표한 책 이름이기도 하다는 설명을 시작으로 양동 쪽방촌에 살고 있는 쪽방 주민들의 이야기를 엮는 작업과 함께 이들을 몰아내고 재개발 하려는 정부에 맞서 양동주민회도 구성했다고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활동가들의 헌신적인 활약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양동 쪽방 지역에는 임대주택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건설되는 주택의 면적인 호당 14제곱미터밖에 안 되는 현실에서 주민들의 주거권이 온전히 보장될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고 합니다. 재개발을 둘러싸고 정부의 부당한 처사에 분노하는 이동현님의 목소리가 발표장을 채우기도 했습니다.
두 분이 발표하고 나서 질문 시간이 있었고, 다시 두 분이 발표하고 나서 질문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저는 이 청년의 움직임이 기억에 남습니다.
둘째 날의 행사를 위해 일찌감치 공간을 나갔을 때, 이 청년은 행사 지원 스텝으로 입구에 앉아 있었습니다.
지원할 일이 별로 없었는지 지루한 표정으로 행사 팜플릿에 뭔가를 계속 끄적이고 있었는데요.
송우현님이 발표를 시작하자 고개를 돌려 점점 발표 내용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다 질문 시간이 되자 발표 무대 쪽으로 걸어와서 손을 들고 우현님에게 질문까지 했습니다.
랩 음악중 좋아하는 음악을 물었는데요, 저는 청년이 자신의 관심을 끄는 주제에 흥미를 가지는 변화를 보면서
경기 마을 주간에 주제 발표를 하는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발표자 시간 배분이 순조롭지 않아서 걱정했지만, 마치는 시간 30분을 넘기고 주제발표 섹션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안양 예술공원 특별 전시관 2층 전체를 문탁에서 기획한 프로그램 전체를 진행하면서
마을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지금의 제 자신의 위치도 확인하고, 앞으로의 과제도 고민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 센터가 주관해서 공간이나 설비 등의 하드웨어를 제공받고
진행 프로그램의 일부를 우리가 기획해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해본 경험도 좋았습니다.
이번 프로그램 기획 전체를 총괄한 일리치 약국 겸목님 덕분에 고퀄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