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나이듦 대중지성의 한 학기 공부를 마무리하는 에세이데이인 7월 5일 토요일 오후 2시, 공부공동체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도 초대했다. 문탁 2층에서 공부하고 있는 토용님과 진달래님, 파지사유에서 영어세미나를 하고 있는 플로우님, 필름이다 회원으로 영화 상영에서 자주 얼굴을 보는 윤호, 인문약방의 모로님이 초대에 응해 주셔서 우리의 공부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1학기에 우리가 읽은 책은 아래와 같다.
이 책들을 공부하는 동안 우리가 질문하고 함께 토의했던 내용들을 심화시킨 에세이들을 한 사람씩 발표했다.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읽고 질문을 밀고 나간 마음님, 서해님, 기린님의 에세이 발표로 시작했다. 마음님은 ‘존엄한 마무리’라는 제목으로 시대가 바뀌며 재정의 된 노년의 의미를 정리하고, 그 과정에서 죽음을 연명에서 존엄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고민을 밀고 나가는 에세이였다. “완벽한 마무리는 없지만,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평소에 죽음에 대해 편안히 대화할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해님은 ‘생애말의 존엄성을 위하여’라는 에세이에서 현재 한국의 호스피스의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존엄한 삶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라도 호스피스 병동의 확대,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도 임종케어가 가능하도록 허용, 자연사를 인정하는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린님은 ‘ ‘좋은’ 요양원을 생각하며‘라는 에세이에서 과거의 ’현대판 고려장‘으로 불리던 요양원이 현재는 조금이라도 변했는가라는 질문을 밀고 나가 요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경험한 내용을 밝혔다. 이 팀의 에세이를 들은 동학이 죽은이 꼭 ’존엄‘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으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죽음의 모습에 대한 관점을 좀 더 깊이 고민하게 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두 번째 발표는 그믐님, 니은님, 자갈님이었다. 그믐님은 고향 제주에 살고 계신 부모님의 경험을 밝히며 지금은 더 이상 마을에서 돌봄이 이루어지지 않는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질문하면서 나이 들어 함께 가까이 살면서 서로를 돌보는 우정으로 쌓을 수 있는 친구들이 필요하다고 마무리 했다. 니은님은 ‘이루지 못해서 다행이야’ 라는 에세이로, 최근에 자신이 느끼는 초라하다는 감정의 근원을 올해 공부와 연결시키는 내용이었다. 보봐르와 미사가 보는 각각의 노년의 관점을 정리하면서 “마사가 주장한 회고적 감정과 행동을 살펴보는 일을 다른 선택, 또는 발전을 불러올 수 유용한 방법” 이었다는 것을 에세이를 쓰면서 알게 되었다는 마무리였다. 이제는 “평범한 속에서 빛남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헤아려 보는 솔직한 결심도 덧붙여서 박수를 받기도 했다. 자갈님은 ‘현재지상주의 옹호는 이제 그만’ 이라는 제목으로 마사가 비판했던 노년의 “현재 지상주의”의 문제점에서 자갈님의 아버지가 오버랩 되었다는 내용으로 시작했다. 결론에 이르러 자신의 노년을 다르게 정의함은 물론 아버지의 현재 노년도 감사하는 훈훈한 마무리의 에세이였다.
마지막은 한스님, 인디언님, 요요님 차례였다. 한스님은 ‘노년의 행복, 자기에서 벗어나라!’라는 제목으로 노년을 괴롭히는 가장 큰 적인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아를 넘어 다시 관계하는 존재로 거듭날 때, 생존 그 이상을 넘어서는 어떤 활동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는 내일 죽더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는 것이 맞다고 믿는다.”고. 인디언님은 ’지금 내 안에 미래의 노인이 살고 있다‘는 제목으로 마사가 보봐르의 『노년』을 비판한 지점을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하는 에세이를 발표했다. “개인의 쇠락에 불가항력이 무엇인지, 사회는 어느 정도까지 그것에 대해 책임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그녀의 노력, 계급에 따라 다른 노년의 상황 등을 지적하고 빈곤과 불안, 고독이 단지 개인의 책임이 아님을 지적한다는 점”을 들어 보부아르를 옹호하는 글이었다. 요요님은 ’<노년에 대하여>는 계속해서 새롭게 쓰여야 한다‘에서 보부아르의 관점과 마사 누스바움과 키케로의 관점을 횡단해서 비교하는 에세이였다. 마무리로 “과거에 비해 노인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그만큼 경제적으로나 신체적 정신적 역량의 정도로나 내적 차이도 깊어지고 넓어지고 있다”는 변화를 반영한 우리시대의 노년에 대하여 당사자들의 이야기가 늘어나야 한다고 했다. 우리의 발표를 함께 들어 준 갤러리들은 나이듦에 대해 다루어진 다양한 주제로 잘 몰랐던 내용에 대해서 들을 기회가 되어 좋았다는 소감들을 밝혔다.
1학기 주제로 ‘나이듦’과 관련해서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지성들의 사유를 접하면서 사회에서 나이듦과 관련한 담론이 어떤 변화를 겪어왔는지 정리해볼 수 있는 공부가 끝났다. 2학기에는 ‘생명’을 주제로 생명이 마주하는 노화와 관련해서 어떤 사유들이 우리의 생각에 새로운 길을 낼지 기대된다. 2학기는 8월 2일 『나무: 삶과 죽음의 이야기』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