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는 나이듦연구소에서 보낸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몇년간 비비사협에서 공동체주거문제를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해왔는지 알 수 있는 특강이었습니다. 열정적인 강의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과 함께 비혼여성 노년주거공동체를 고민해가는 모습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1년 반동안 시니어 공동주거 프로젝트로 세미나, 특강, 공동체 답사, 임장등을 통해 견문을 넓혀온 바가 있어서 김난이 이사장님의 특강이 아주 실감나게 귀에 쏙쏙 들어오더라고요.^^
강의에서 들은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1 .공간비비와 비비사협의 관계가 궁금합니다. 두 조합의 조합원들이 서로 얼마나 겹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20년 사이에 2003년 비혼들의 비행은 30대, 6명으로 출발/ 2010년 여성생활문화공간 비비/ 2016년 공간비비협동조합/ 2017년 비혼여성 1인가구 주민네트워크/ 2022년 비비사회적 협동조합이 만들어졌습니다. 비비사협은 기존 조합원 7명+새로합류한 조합원 7명으로 구성되었다고 합니다.
2. 공간비비의 부모돌봄 자조모임은 어떻게 구성되었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1박2일 비비탐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이 사업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2015년 40대에 부모돌봄을 시작한 회원 지원모임으로 부모돌봄 자조모임 시작/ 2018년 비혼여성 아카데미. 비혼의 페미니즘과 돌봄/ 비혼여성 부모돌봄 경험을 나누는 집담회/ 2019 자기돌봄 캠프/ 2020 5명의 부모돌봄 자조모임을 꾸렸는데, 이로부터 여성노인 공동체주택 준비모임이 시작되었다고 하시더라고요.
비비의 블로그에서 부모돌봄 자조모임에 대한 내용을 보고 비혼여성들에게도 부모돌봄이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강의에서는 부모돌봄을 통해 실존적으로 노년에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문제를 생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깊이 공감했습니다. 우리가 돌봄과 노년의 공동주거를 생각하게 된 과정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비비는 우리보다 훨씬 빠르게 부모돌봄 문제를 만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3.비비사협의 조합원 모집과정이 어땠는지 알고 싶습니다. 전주가 아닌 곳에 사는 조합원들도 있는데, 어떤 과정을 거쳐 함께 하게 되었을까요? 멀리 있는 조합원들과 1달에 한 번 내지 격월로 하는 총회 외에 함께 하는 활동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2019 해외여성공동체 탐방/ 2020 여성노인 공동체 주택모임을 만들어 생활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2021년 <중년, 노년 여성 1인가구 주거공동체의 필요성과 의미> 자료집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런 논의와 실천이 바탕이 되어 2021년 12월 비비사협이 출범했는데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승인받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는군요. 2022년 6월에 승인받고 11월에 사업설명회를 해서 신입조합원 4분을 만났다는 군요.
2021년 성평등 생활연구 프로젝트에 인터뷰어로 참여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보였습니다. 1인 가구라 하더라도 자녀가 없는 50대 비혼여성과 자녀가 있는 60대 비혼여성들의 관심사가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4. 블로그를 보면 2022년에 몇군데 공동체 답사를 하고, 2023년에 공동체주택 집짓기 교육과 돌봄공동체시민되기 워크샵을 했는데, 주거공동체와 관련한 논의를 어떻게 쌓아 왔는지,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5. 비비사협내에 어떤 사업팀이 활동하고 있을까요? 장례사업팀의 경우 어떤 비전과 사업계획을 갖고 활동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bnb 사업은 어떻게 추진하고 계신지요?
여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2023년 1박2일 워크샵과 여성공동체 주택 집짓기 교육, 돌봄공동체 시민되기를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비비가 꿈꾸는 것이 중산층들이나 가능한 계획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다고 해요.
2024년 사업팀으로 대안장례연구팀과 비비 BNB프로젝트팀을 꾸려서 공부도 하고, 사업도 하는 활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대안장례연구팀은 수익모델로 구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공부를 시작한 단계라고 해요. 두 개 사업팀에 조합원들이 모두 참여하여 활동합니다.
6. 일본과 영국 등 외국의 공동체도 방문하고, 우리나라의 오늘공동체 등의 공동체도 방문하면서 주거공동체의 상을 구상해오셨는데요. 공동체 방문 후에 비비의 공동체주거와 관련하여 중요하게 고려하거나 적용해보고 싶은 요소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파리 바바야가의 집, 런던의 뉴그라운드를 방문하여 공동체 주택 구성원이 다양할수록 좋다, 교통약자인 노인의 경우 교통문제도 중요하다, 참여자가 너무 적으면 구성원 사이의 소외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등의 조언을 들었다고 합니다.
오늘공동체와 무지개집도 방문했는데, 비비의 구성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 같더라고요.
파리 바바가야의 집 탐방을 통해 정부지원주택의 문제점을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정부가 바뀌면서 지향점이 달라져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런던의 경우는 25세대인데, 17세대는 자가이고 8세대는 임대라고 합니다. 유럽에는 여성공동체 주택이 100여군데 이상 있다고 하는군요. 수도원전통 등의 영향도 있다고 해요.
7. 지자체의 지원이나 협력은 어떤 관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고 계시는지요?
비비사협은 지자체와의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해 온 것 같습니다.
2020년 전주형 사회주택 네트워크에 합류/ 2021년 전주시 사회주택 아카데미 참여/ 2022년 전주시 사회주택 테트워크 협회 결성하여 예비사회주택 사업자로 참여하고, 테미형 매입임대사업의 의지를 가졌는데 안타깝게도 2023년 지자체 시장이 바뀌면서 이런 사업들이 규모가 축소되고 2024년 사회주택 사업이 폐지되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기운이 많이 빠졌을 것 같은데도 계속 논의를 이어가면서 당장 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다져온 공동체력이 바탕이 되고 있는 것 아닐까 싶었어요.
8.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어서 공동체 주거를 준비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준비과정만이 아니라 공동주택의 소유와 운영도 협동조합 소유로 구상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방침을 갖고 계시는지요? 더불어 조합원 사이의 경제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땅 매입과 주택건설에 필요한 돈문제에서의 원칙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당연히 공유를 원칙으로 하고 있고, 조합원 사이의 경제력 차이도 공유의 원칙 하에서 풀어나가려고 합니다.
사회주택 비전이 실현가능성이 희박해진 후에는 공동체주택을 짓는 방향으로도 검토를 하고 있는데, 사회적 협동조합의 경우 법적 문제, 금융문제, 세무문제 등이 걸림돌이 된다고 합니다.
일본 나스마을 공동체를 소개해 주셨는데요. 노인공동체주택+요양원+주간보호센터 등이 함께 있는 공동체라고 합니다. 우리도 조사를 한번 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9. 현재 돈문제, 땅구입문제, 주택의 건설을 위한 제반작업은 어느 정도 진행되었나요?
아무래도 가장 현실적인 문제가 돈문제와 땅구입, 건축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회주택 가능성이 막힌 뒤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이해했습니다.
부지도 계속 알아보고 있는 중이고, 금융 문제도 고민 중이고, 현재 살고 있는 주공아파트를 거점으로 한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고 하시는군요.
10. 공동체주거를 준비하려는 다른 그룹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 반드시 해야 할 것과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등^^)
가장 와닿은 이야기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주택인가, 생활 공동체인가?를 계속 다시 묻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더불어서 우리가 살고자 하는 곳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경제적 상태는? 우리가 비비사협과 함께 하고 싶은 것은? 와 같은 질문들을 계속해서 던지고 논의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공동체는 관계 실험이다. 응답능력이 중요하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배려가 토대가 되어야 한다. 실천하는 사람이 필요하고 책임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믿을만한 부동산 몇군데와 관계를 갖고 계속 정보를 받는 것이 좋겠다, 이 말도 귀에 쏙 들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