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6일은 시니어코하우징 임장으로 처인구쪽 땅을 보기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근데 이번 주에 코하우징단톡방에 여주에 있는 ‘피정의 집’ 근처에 땅이 있다는 소식이 올라왔습니다.
동천마을네트워크쪽에서 준 정보라는 것, 수녀님들이 사시는 데 빈집도 있고 땅도 있다는 소식 정도를 듣고
일단 가서 땅을 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져 처인구는 일단 보류하고 여주로 향했습니다.
네비게이션 주소대로 도착하고 나서야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 등등 설왕설래끝에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수련원 원장님은 아빌라 수녀님을
뵐 수 있었습니다. 수련원 앞에 잔디 동산(?)에 둘러 앉아 수녀님께 이 동네 전반에 대한 상황 설명을 들었습니다.
아담한 마을에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수련원, 피정의 집, 유료양로원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수녀회에서 유료양로원은 30년 전에 신축 개원했으니 그즈음으로 마을 주변에 수녀님들이 거처하던 집들도 들어섰을 것이고,
마을에서 집을 짓고 사시던 어르신들도 계셨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고 빈 집이 생겼고, 수녀님들도 나이들어 떠나고 빈 집이 자꾸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랍니다.
아빌라 수녀님은 파머컬처농사법에 관심이 있어 올해는 유기농 비료로 농사 짓기를 시도하는 중이라고도 했고요
경운을 안 한 밭들을 유지하고 있다고도 하셨습니다.
아빌라 수녀님의 설명을 듣고 수련원 주변에 수녀님들이 기거했던 지금은 비어있는 수녀회 소유의 건물들을 돌아봤습니다.
수녀회에서 밭농사를 하고 있는 땅입니다, 아마 700평 정도 된다고 하지요.
지금은 폐가가 된 건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방치된 지 오래되어 보였는데요, 앞쪽으로 보이는 저 건물은 사회복지재단 소유라
매매가 가능한 지부터 체크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번 여정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루시아 수녀님을 만나게 된 점인데요.
청량리님이 여주 피정의 집 주소를 받아보니 ‘파티마 성모의 집’이라 여기 계시는 루시아 수녀님께 연락을 드렸다는 소식을
현장에 거의 다 도착해서 우리에게 알려주는 바람에 다들 믿지 않을정도 였답니다^^
청량리님이 루시아 수녀님과 통화해서 직접 뵈었는데요.
문탁샘과 요요샘이 엄청 반가워하셨습니다.
문탁네트워크 오픈한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동천동에 있는 성심원에서 루시아수녀님이 문탁으로 찾아오셔서
성심원에 있는 아이들과 인문학 공부를 할 수 있는지 문의하게 된 인연으로 ‘악어떼’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는데요.
그 루시아수녀님이 동천동 성심원을 떠나 3년 전에 옮긴 곳이 바로 ‘파티마 성모의 집’ 으로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유료 양로원 이랍니다.
밖에서 찍은 양로원 건물이고요, 안으로 들어가면 중정이 밖으로 보이는 구조입니다.
지은 지 30년이 넘었다고 하는데요, 내부는 차츰 낡아가고는 있지만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50명은 확실히 넘길 수 있는 규모였습니다.
현재 사무국장으로 근무 중인 루시아수녀님이 3년 전에 이 곳을 정리하는 임무를 띠고 파견되었다가
다시 활성화 해서 지금의 운영 규모로 유지하게 되는데 엄청난 스토리들을 품고 있는 곳입니다.
우리가 간 오늘은 4월 생신인 어르신들 생신 잔치가 있는 날이라 저희는 잔치에 초대되어 생신축하 노래도 함께 부르고
맛있는 점심도 대접받는 운 좋은 날이었습니다^^
어르신들 오시기 전에 먼저 들어가서 루시아수녀님이 마련해준 자리에 앉으러 가는 중이고요
저기 멀리 생신잔치 준비 중인 분이 루시아 수녀님이세요.
생신이신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소감을 들었는데, 수녀님들이 따뜻하게 돌봐 주어서 고맙다는 말씀들을 하셨어요.
점심밥이 너무 맛있어서 다들 만족스럽게 먹었고 생일 떡에 과일 후식까지 정말 융숭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점심 후 사무실로 이동해서 루시아 수녀님이 내려 준 커피를 마시며 한시간 가량 루시아 수녀님의
양로원 활성화 시키기 프로젝트에 전념했던 여정을 일부나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진취적이고 헌신적인 수녀님의 활약으로 지금은 이 정도로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하셨지만,
하나님의 뜻을 수행하는 수도자의 단단한 심지가 느껴져 마음이 숙연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빌라 수녀님이 문탁네트워크는 성심원을 통해 익히 들어왔던 터라 너무 너무 궁금했다는 말씀,
루시아 수녀님이 어떤 경로로 문탁 식구들이 여기를 둘러보러 오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이지 신기한 일이라는 감탄,
나이듦 연구소의 활동의 하나로 시니어코하우징의 생생한 현장으로서의 양로원의 현재,
여러모로 연결된 공간을 방문하고 돌아오면서 우리의 마음 속에는 저마다의 궁리들이 둥둥 떠다녔던 시간이었습니다^^
수련원 건물 앞 잔디 동산에서 본 양로원과 이어진 성당과 수련원 건물의 일부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