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김수동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그 다음 날 바로 “여백 공유주택”으로 향했습니다.
여백 공유주택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월간 전원속의 내집에 소개된 기사와
(https://v.daum.net/v/nK7yRL1JfF)
설계를 맡았던 원더 아키텍츠의 소개,
(http://wonderarchitects.com/?p=719)
그리고 시공을 맡은 아틀리에 건설의 소개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http://www.atel.kr/bbs/board.php?bo_table=case_01&wr_id=4)
여백 공유주택은 두 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얀여백과 파란여백.
하얀여백에는 커뮤니티 공간이 있습니다. 코로나로 함께 모이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새삼 느낀 점은, 공유주택에서 커뮤니티 공간의 중요성이었습니다.
어쩌면 제일 좋은 곳을 다함께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얀여백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지만, 예쁜 계단실이 있습니다.
파란여백으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부지런히 내려가 봅니다.
1층 계단 하부에는 공용 신발장이 있습니다. 여기서 신발을 벗고 각 세대로 들어가게 되는 거죠.
좁은 주택에서는 작은 공간도 허투루 버릴 게 없습니다. 계단 아래 T5 등을 설치한 센스도 좋습니다.
콘크리트 벽식 기둥 사이를 지나가면 파란여백이 나옵니다.
외부 주차장 천장은 유지관리가 용이한 열경화성수지 천장재(SMC)를 사용했습니다.
동과 동 사이에도 “여백”이 있습니다. 그 사이로 풀도 보이고 하늘이 보입니다.
벽식 기둥과 기둥 사이들이 시선이 닿은 곳곳에 액자 프레임을 만들어 줍니다.
외부 도로와 건물 사이의 경계를 반쯤 열어 둔 듯한 기둥과 낮은 가벽이 만들어 줍니다.
도로 쪽으로는 주택의 이름이 쓰여 있거, 안으로는 우편함 박스를 매립했습니다.
심심한 듯 하지만, 건축가가 디자인에 신경을 쓴 게 티가 납니다.
파란여백의 옥상에는 깜짝 놀랄만한 풍경이 선물처럼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북한산이 절경입니다.
하지만, “오늘의 공동체”처럼 옥상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는 건 아니라 좀 아쉬웠습니다.
연령대의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공간의 쓰임이 조금씩 달라 보입니다.
그나마 젊은(?) 청량리와 물방울이 대표로 올라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파란여백 2층에는 김수동 선생님 댁이 있습니다.
모두들 창문 너머 북한산을 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우리 집 거실에서 북한산이라니요!!!!!
사실 지을 때만해도 사철탕집 간판이 보이던 거실이었습니다.
김수동 선생님은 아마도 기꺼이 당신이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지금은 사철탕집은 사라지고, 그 대신 북한산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참, 줄무늬 반소매티를 입고 계신 분이 김수동 선생님 아내 분입니다.
이 집을 지을 당시, 회계나 서기 등의 소임을 맡으셨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짓는 과정이나 그 동안의 일들을 아주 꼼꼼하게 기억하고 있으셨어요.
주방도 깔끔합니다. 문탁식구들이 있으니 잠시 문탁 주방인 듯합니다.
루틴은 무엇에 저리 놀랐을까요?
90대 어머니와 함께 사는 김수동 선생님 댁 화장실에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고려한 편의시설 손잡이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굳이 장애가 아니어도 나이가 들면 꼭 필요한 설비 중 하나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탐방 토크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탐방팀은 둘로 나누어서 촌장님댁과 현옥샘댁을 방문하였습니다.
저는 현옥샘 댁으로 가게 되었는데, 거실과 방 곳곳에 포인트 색상의 벽이 인상적입니다.
거실의 초록색 벽을 잘 봐주세요. 깜짝 포토존이 있을 예정입니다.
식구마다 각자의 방이 있습니다.
남편분이 쓰는 방에는 개별 화장실이 따로 있습니다.
서재 겸 책상을 지나 침대가 보이고, 그 안쪽에 있는 곳이 작은 화장실입니다.
시원한 블루타일이 멋진 메인 화장실입니다.
낮에는 불을 켜지 않아도 환하고 환기도 잘 됩니다.
아파트와 주택의 가장 큰 차이점은 화장실에 창문이 있느냐 일겁니다.
아파트 화장실은 창문이 없으니, 사진작가가 암실로 쓰기에 딱이죠.
긴 복도는 지형에 따라 건물을 배치하다보니 자연스레 만들어졌습니다.
그 복도에 방들이 방울방울 달려 있습니다.
노란색 벽이 빛을 받아서 밝게 빛납니다.
처음 지을 때 돈이 들어라도 창문에 투자하면 이렇게 멋진 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 거실에 다시 모였습니다.
수박과 감자와 커피까지, 현옥샘께서 너무 멋진 간식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근데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는데 먹고 웃고 떠드느라 기록도 못했습니다.
초록색 포인트 벽이 포토존입니다. 시원하고 예쁩니다.
둥글레는 안 끼워준다고 삐진 모양입니다.
오랜만에 외출한 물방울은 아주 신났습니다.
그래도 사이좋게 나란히….찰칵!!!!
집안도 좋지만, 현옥샘 댁은 밖에 있는 테라스가 압권입니다.
거기서도 사이좋게 나란히…..찰칵!!!!
저는 현옥샘을 처음 뵙는데, 뚜버기샘과 싱크로율이 높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굳이 옥상으로 사다리를 올라가지 않아도 집안으로 풍경이 들어옵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경관을 구성하고 끌어들이는 걸 차경(借景)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경치를 잠시, 빌리는 거죠.
근데 그 경치가 북한산이라면 말이 필요 없습니다.
아쉬움의 발길을 돌립니다.
하얀여백과 파란여백이 나란히 서 있습니다.
급하게 들어갈 때와는 다른 곳에 서서 여백을 바라봅니다.
집에는 가는 길이 아닙니다.
또다른 포토존으로 가는 중입니다.
니체의 말대로 ‘신’은 사라졌겠지만, ‘씬’은 영원히 남습니다.
역시 남는 건 사진 밖에 없다는 말은 진리인가 봅니다.
다들 사진 찍는데 최선을 다 합니다.
여기가 이 동네 ‘오피셜’ 포토존입니다.
짜쟌~ 여백의 전경입니다.
오늘의 답사가 이후에 어떤 집으로 이어질까요?
더운 날씨에 안내해 주신 김수동 선생님을 비롯 여백 식구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자, 다음에 어디로 한 번 가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