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아, 우리는 물정을 몰랐구나
나이듦연구소- 시니어코하우징 팀이 서울 기노채 선생님 사무실을 방문한 이후 우리는 모두 멘붕에 빠졌었다.
우리가 추진했던 큰 방향, 즉 협동조합으로 집을 지어서 협동조합 소유로 하면
1)서로 다른 경제적 형편에도 불구하고 친구들과 함께 집을 짓고
2)사적 공간을 줄이는 대신 공유공간을 크게 내서
말 그대로, 늙어가면서도 서로 돌보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산산조각 났기 때문이다.
기노채샘 왈
협동조합주택의 개념을 가지고 있는 지자체는 서울뿐. 다른 모든 곳에서 법인의 이름으로 주택을 짓는 것은 모두 임대사업자로 간주하여 세금을 엄청 때린다는 것이어따………..
그렇다면 걍 서울로 가서 집 져?
음………서울 땅값는 최소 평당 2,000만원이라고 한다….불가능!!
기노채샘은 이런 이야기도 했다.
강화도나 파주에 가는 것은 어떤가? 거기는 아직 싼 땅이 있다.
아니면 전주 같은데 가서 싼 아파트 같은 동의 집들을 사서 살라고 했다.
결국 그렇게 되는 것인가? ㅠㅠㅠ
기노채샘의 하우징쿱이 코디하여 지은 강화바람언덕 공동체 주택. 2023년 한국 건축문화대상 주택부분 대상을 받았다.
2. 일단 땅을 사야해
그렇게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우리의 영도자, 요요샘이 다음 스탭을 알려주셨다.
“일단 땅을 사야혀”
헐, 그렇구나. 근데 어디서 무슨 땅을 어떻게?
지난 주 우리 스텝 (요요, 로이, 청량리, 인디언, 그리고 문탁)은 저녁때 모여 샐러드와 샌드위치로 저녁을 먹으면서
다같이 핸폰을 들고 네** 부동산에 들어가서
‘용인’, ‘토지’를 검색어로 넣고 리서치를 시작했다.
헐…. 수천개가 넘는다.
3. 미션 임파서블? 미션 파서블!!
미션을 받았다. 나보고는 수지구 기흥구의 땅을 알아보라고 했다.
아, 어떻게?
한 가구당 20평씩 5~6가구가 집을 지을 수 있는, 평당 400~500만원 땅을 알아보라는 가이드라인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땅을 알아보는 문제는 들뢰즈보다도 어렵고 버틀러보다도 난이도가 높은 미션이다. ㅠㅠㅠ
그래도 더 늦기 전에 오늘
일단 초록창에 ‘수지구 토지 전문 부동산’을 넣고 검색을 해서
가장 먼저 뜬 부동산에 전화를 넣었다.
마치 이런 일에 도를 튼 복부인인척 꾸미고 땅을 알아봐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담박에 마북동에 빌라 지을 좋은 땅이 있단다. (음, 근데 마북동이 어디었지?)
어쨌든 부동산에서는
“사모님, 동천동이나 신봉동도 괜찮으신거죠? 제가 토지 싹 알아보고 착 정리해서 보내드릴게요. 좀만 기달려보세요”
어쨌든 이렇게 한 걸음을 떼었다.
담주는 동네 부동산 한번 가봐야겠다.
연말 연시에 팔자에도 없는 이상하고 어려운 숙제를 하게 생겼다. ㅎㅎㅎ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