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홍대 KT&G 상상마당에서 열린, <노년인권토크>에 다녀왔습니다.
어릴적 놀던 홍대, 주차장길을 아주 오랜만에 혼자 걸어보았습니다.
수노래방은 그자리에 아직 있었는데, 아니 왠 타로집이 그렇게도 많아요???
노년인권토크는 국가인권위원회와 서울노인복지센터가 노인의 날을 맞아 개최한 행사로 서울과 수원에서 2회 열리는데요,
수원(10월 2일)에 앞서 열린 서울 행사에서는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의 차은빈 감독, 정진웅 전 덕성여대교수, 최현숙 작가/활동가, 박종택 영화도슨트 네 분이 패널로 참여하고 씨네21의 이다혜기자가 진행을 맡았습니다.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은 2022년 작품으로 2023년 서울국제노인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 대상을 받은 작품이더라고요.
행사에 참여하신 분들의 대부분은 60대 이상으로 보였는데, 최현숙 작가님을 비롯하여 영화의 디테일이 뛰어나다는 칭찬이 많았습니다.
이다혜기자는 노년을 다루는 미디어의 시각이 보통 슬픔과 좌절의 분위기가 많은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고 했고요.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 스틸컷
영화는 노년의 삶 중에서 주거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요,
좁은 아파트이지만 자유롭고, 친구들이 곁에 있고, 소소한 일거리로 돈도 벌면서 살고 있는 예화에게
어느날 갑자기 딸이 나타나 같이 살자고 합니다.
왜냐, 청약 당첨을 위해 점수를 높이기 위해 부모 돌봄 찬스를 쓰고 싶었던 것이죠.
영화는 이 사건 이후 벌어지는 갈등을 다루고 있었는데요,
영화를 본 후 노년의 주체성과 자기결정권이라는 주제로 패널들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문화인류학자인 정진웅님
이 분은 평소 우리나라의 연령주의에 따른 노인 차별과 혐오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었는데,
이 영화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청약)제도가 지금은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는 효도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있다며
취약한 사람들을 돌보는 일을 국가가 개인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최현숙님은
영화는 엄마와 딸의 관계를 다루고 있지만
만약 엄마가 아니라 아버지였다면, 딸이 아니라 아들이었다면 어땠을까 라며
성별과 세대의 차이가 만들어 내는 노년 라이프스타일의 차이에 대해서도 짚어주셨어요.
마지막으로 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감독과 패널들의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집이란 나만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확장되어 동네/커뮤니티로 연결될 수 있어야 진정한 집(주거)의 의미를 갖게 된다.
그리고 그런 주거환경에서 혼자 사는 노년의 삶은 ‘독거노인’이라는 부정적 프레임을 씌울 수 없는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이 된다는 최현식님의 말씀,
지배문화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각자 자신의 나이듦, 서사의 주체성이 필요하다는 정진웅 님의 말씀은 나이듦연구소 연구원의 귀에 쏙 들어오는 내용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기회가 되시면 차은빈 감독의 <집으로 가는 길> 한 번 보시길 추천합니다.
(이다혜기자님 사진이 너무 이상하게 나와서 혹시 보신다면, 지못미 -.-;;)
총총총..
국가인권위에서 만든 책과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