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유언장을 써보자

엔딩노트와 유언장 요즘엔 흔치 않지만 10년 전만해도 컴퓨터를 쓰다가 겪게 되는 가장 무서운 일은 갑자기 모니터가 파란 화면으로 바뀌면서 ‘알 수 없는 오류로 시스템을 다시 시작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는 것이었다. 진행 중이던 작업은 저장되지 않은 채로 모두 날아가고 컴퓨터가 재시동 되는 것을 바라보며 황당함은 분노로 바뀌곤 했었다. 그런데 만약 나의 삶이 어느 날 비정상적 종료(사고)를 하거나…

「할머니」 할머니라는 세계

1。 스크루지 할머니와 명랑한 할머니 사이에서 딸은 자기 할머니, 그러니까 나의 엄마를 종종 ‘스크루지 할머니’라고 불렀다. 맞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에 나오는, 괴팍하고 심술궂은 그 스크루지 말이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딸이 우리 식구 중에서 비교적 할머니와 잘 지내는 편에 속했다는 사실이다. ‘무토’ 답게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은 데다가 눙치는 것도 잘해서 할머니의 사사건건 잔소리도…

나이듦연구소 간판도 내걸고~~

2024년부터 활동은 시작했고 2025년 계획으로  활동의 범위를 확장해 보자며 비영리단체등록을 접수하고 공간도 가시적으로 확보하는 나이듦 연구소^^ 그 일환으로 실내에 무형으로 있던 연구소 간판을 유형으로 제작하여 내다 걸었습니다~~ 세미나 끝나고 나오는 연구원 두 분, 인디언샘과 요요샘이 모양새 나게 간판을 내다 걸었습니다^^ 그리고 인증샷~~ 앞으로 이어나갈 나이듦 연구소 활동의 안녕을 기원하는 두 분의 웃음꽃…

[돌봄] ‘함께-돌봄’의 사회로 나아가는 돌봄의 윤리

1.모두가 원하지만 아무도 하고 싶지 않은 돌봄 작년에 죽음세미나에서 『티벳 사자의 서』를 읽었다. 이 책에서는 사람이 죽은 다음 다시 환생하기까지 머무는 사후의 중간 상태를 바르도라고 부른다. 사후 49일간 머무르는 이 바르도에서 온갖 시험에 드는데, 이 때 죽은 자는 살았을 때의 경험이 투영된 것들을 겪는다고 했다. 세미나를 끝내면서 나는 환생이냐 해탈이냐를 택하기 이전에, 우선 이생을…

[2025년 3월호]연명치료중단, 싸인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닌 이유

오프닝 연명치료중단, 싸인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닌 이유 에디터, 이희경 이번 호 나이듦아카이빙의 스크랩플러스에서 유난히 눈에 들어온 기사는 임종 직전 고령자들의 상당수가 여전히 연명치료에 노출되어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받는 연명치료 중 1위는 혈압상승제였다고 한다. 혈압상승제라… 그 단어가 갑자기 나를 6개월 전으로 플래시백 시켰다. 진짜 무더웠던 작년 여름 어느 날, 저녁 식사까지 잘하신…

올 어바웃 ‘기저귀’

몇 년 전 어머니가 낙상과 심한 요추골절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의사의 당부는 딱 하나였다. 가능한 한 움직이지 말 것. 따라서 갑옷같이 생긴 허리 보호대와 기저귀 착용은 필수였다. 그런데 어머니는 절대 기저귀를 차지 않겠다고 버티셨다. 자식들은 처음에는 부탁, 그다음엔 읍소, 마지막엔 강권했지만 소용없었다. 어머니 허리를 지킬 것인가? 자존심을 지킬 것인가? 친구들에게 나의 답답함을 하소연하니 한결같이 “나라도…

2월 걷친들_발가벗은 숲길을 걷다

2월인데 바람이 차다. 걷기 날 일주일 전부터 일기예보를 체크했는데, 최저기온이 계속 영하에서 머물고 있다. 우리가 걷는 한낮의 기온도 영상 1도 2도 정도였다. 올 겨울에 내린 눈이 여전히 남아 있는 둘레길에 빙판이 된 길이 하나도 안 녹았겠다 싶었다. 모임 공지에 아이젠을 챙겨오라는 당부를 남겼다. 기온은 차지만 햇빛은 쨍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당고개역 3번 출구 앞 햇빛이…

[치매]옷에 똥을 누는 사람보다 그 똥을 치울 수 있는 사람이 몇 배는 행복하다

농부 전희식이 치매 어머니와 함께 한 자연치유 기록 똥꽃 전희식, 김정임 지음  그물코 저자 전희식은 2006년부터 8년간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이 책은 2008년에 초판이 나왔고 2023년 개정판이 나왔다. 책에는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집을 고치는 과정과 어머니와 함께 산 2년여의 일상들이 펼쳐져 있다. 치매 어머니를 모시는 아들의 일방적인 생각이 아니라 치매인인 어머니의 입장도…

“랄랄랄, 명랑한 새아침”

오늘은 <나이듦의 기술, 서예> 시즌1의 첫 날이었습니다. 네 분의 신입회원이 합류한 때문인지 더욱 활기가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오신 산새, 여유, 향기님은 가로, 세로획을 긋는 모습이 아주 신중해 보였습니다. 기존 수강생 분들은 대체로 몇 달간의 휴식시간으로 인해 생소해진 붓의 감각을 다시 찾기 위해 저마다 작년에 배웠던 글씨들을 복습하느라 여념이 없으셨네요. 이에 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