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 대중지성 시즌2, 8월 2일 시작합니다

나이듦 대중지성 시즌 2의 주제는 “생명을 탐구하다”입니다. 첫번째 책은 <나무: 삶과 죽음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 책은 다음에 읽을 <생명이란 무엇인가>와 <생물과 무생물 사이>에서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전에 준비운동을 하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선정한 책입니다. 그러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이 책은 어느 한 더글러스퍼 나무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쓰고…

여성할당제, 형식 아닌 비전으로

개인적인 정치적 입장과 무관하게, 나는 이재명 대통령이 성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초등입시반’ 같은 아동학대 수준의 경쟁교육이 사라지고, 가난한 노인이 고립된 채 살다가 6개월 만에 발견되는 일이 없으며, 외모나 성 정체성 때문에 차별받거나 놀림거리가 되지 않고, 노동자가 혼자 일하다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몸이 조각나는 일이 더는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 정권이 성공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가 처음으로…

남자의 자기돌봄 기술에 관하여

오토라는 남자(A Man Called Otto), 마크 포스터 감독, 미국, 2022년 위태로운 남자 노인들 현재 한국의 노인 남성이 직면한 두 가지 어려움은 빈곤과 외로움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3년 한국인의 자살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7.3명이다. OECD 국가들 간의 연령구조 차이를 제거한 OECD 국가 연령표준화 사망률로 계산해도 평균이 10.7 명인 데 비해 한국은 24.8명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좋은’ 요양원을 생각하며

1. 2019년 대한민국 요양보고서  2019년 5월 한겨레신문 기획으로 <2019년 대한민국 요양보고서>라는 기사가 게재되었다. 첫 기사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딴 기자가 직접 요양원에 취업하여 한 달 간 요양보호사 업무를 수행한 후 쓴 기사였다. 기자는 한 달간 “요양보호사로 일했지만 ‘돌봄’을 제공하진 않았다. 그저 딱 필요한 만큼의 ‘처치’만 이뤄졌다.”고 밝혔다.(한겨레신문 2019.5.13. 기사에서 발췌) 요영보호사 2명이 18명의 식사를…

나이듦대중지성 1학기 에세이데이 후기

2025 나이듦 대중지성의 한 학기 공부를 마무리하는 에세이데이인 7월 5일 토요일 오후 2시, 공부공동체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도 초대했다. 문탁 2층에서 공부하고 있는 토용님과 진달래님, 파지사유에서 영어세미나를 하고 있는 플로우님, 필름이다 회원으로 영화 상영에서 자주 얼굴을 보는 윤호, 인문약방의 모로님이 초대에 응해 주셔서 우리의 공부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1학기에 우리가 읽은…

[종교와죽음] 비구 법정의 엔딩노트

『소설 무소유』, 정찬주, 열림원 오도송과 열반송 얼마 전 아버지 구순을 맞아 가족여행을 하던 중 고성의 화암사를 방문했다. 일주문을 지나 절 경내로 들어서기까지 1키로 남짓한 길 양쪽에는 선사들의 열반송과 오도송을 새긴 석비가 이어져 있었다. 길을 가며 그 오도송과 열반송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오도송은 선사들이 깨달음의 기쁨을 노래한 시이고, 열반송은 열반에 들기 전에 남긴…

취약한 몸들의 정치성

올 3월 나는 경기도 수어교육원에 수어를 배우러 잠시 다녔다.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일이었고, 더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해 등록했지만, 주 2회 수원까지 가서 2시간 수업을 듣는 일정은 예상대로 다소 무리였다. 결국 2주 만에 포기했다. 그러나 그 2주 동안의 짧은 배움은 강렬했다.

내가 가장 먼저 배운 건, 수어는 수화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수어의 정식 명칭은 ‘한국수어’다. (여기서 잠시 퀴즈. 한국수어와 미국수어는 같을까, 다를까?) 한국수어는 한국어와 함께 대한민국의 공용어다. 그리고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청인(聽人)’, 한국수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농인(聾人)’이라 부른다. 즉, 청인과 농인은 언어적 정체성이 다른 별개의 집단일 뿐이다.

6월걷친들_이야기 나누는 재미를 새롭게 느끼다(by 조은정)

이번 달 걷친들에서는 7명의 왕과 10명의 왕비의 능이 있는 동구릉을 다녀왔습니다. 더불어 일 년 중 5-6월에만 개방하는 왕의 숲길도  걸어보았습니다.  여유로운 산책일거라 생각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갔었는데 역시 걷친들이군 하고 돌아왔지요 ^^;;   후기를 작성하면서 나는 왜 걷친들이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일요일 아침 9시까지 모임 장소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집에서 7시 정도에는 출발해야 하는데, 사실…

노인 주거공동체 – 행복한 노후를 위한 집

  이 책은 정책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서 진화하는 노인 주거 모델 중 공동체성을 핵심으로 하는 모델들의 범위와 특성에 초점을 두고, 앞으로의 방향성과 개발 방안 등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이 책은 대부분의 노인이 함께 늙어 갈 수 있는 주거공동체 모델의 구현을 위한 이론적, 실증적 지식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와 고민의 결과를 엮은 것이다. 주거 분야는 여러 학문에서 접근하고…

곰과의 위험한 공존

매년 이맘때 즐거움은 환경영화제 출품작을 감상하는 일이다. 올해 나의 ‘원픽’은 안드레아스 피흘러 감독의 다큐멘터리 <곰과의 위험한 공존>이다. 곰은 나에게 조금 특별한 존재다. 영화 <가을의 전설>에서 브래드 피트가 침대가 아닌 숲에서 곰과 결투를 벌이며 죽음을 맞이할 때, 나는 영화의 대사처럼 그것을 ‘좋은 죽음’이라고 여겼다. 장자크 아노의 <베어>를 통해서도 나는 곰의 힘, 용기, 지혜, 관용에 깊이 매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