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연에 다녀왔습니다

6월 20일. 늦잠이 허락되는 토요일이었지만, 오히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다. 전주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전날밤부터 내리던 비는 그치지 않고 있었다. 놀러가는 것도, 일하러 가는 것도 아닌 조금 색다른 이유 때문이었는지, 날씨는 궂었지만 소풍가는 아이처럼 마음이 들떴다. 전주에 있는 비비사회적협동조합(비비사협)이 여는 ‘향연’에 나이듦연구소를 초대했고, 객원연구원 자격으로 나도 함께 가게 된 것이다. 이보다 색다를 수는 없지 않은가!…

새벽 낭송- 흙의 숨결, 생명의 소리(7/1~9/30)

7월 1일, 새벽낭송이 다시 시작됩니다. 발아래 있어 눈에 띄지 않는 것들, 밟히면서도 모든 것을 살려내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끼 한 포기는 아무것도 자랄 수 없는 돌 위에서 스스로 터전을 만들고 다음 생명을 기다립니다. 방사능으로 오염된 땅에서도 소들은 흙을 밟으며 살아가고, 그 땅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구 곳곳의 흙 한 줌에는 수천 년의 시간과 수많은 생명의 흔적이…

마을공유지는 장례식장이 될 수 있을까

2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상조회와 병원 장례식장 이외의 대안을 생각해보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닥친 일이라 경황도 없었지만, 장지(葬地)에 대해서 미리 고민하고 준비해왔던 것에 비하면 장례 절차에 관해서는 별생각이 없었다고 하는 편이 더 맞겠다. 40여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달랐다. ‘객사’는 안 된다며 시신을 집으로 모셔 왔고, 동네 장의사가 염을 맡았으며, 아버지 친구분들이 절차를 주관했고, 내…

[2026년 6월호] 나이 든 여자는 어떻게 생겼을까?

지난 3월, 새롭게 킨즈를 개편하며 가장 염두에 둔 것은 ‘더 짧고 가독성 있는 기사’였습니다. 편집장인 제 역할 역시 주로 빨간펜으로 분량을 줄이는 일이었지요. 하지만 이번 호만큼은 쉽지 않았습니다. 일본 가계부 앱에 투영된 빈곤의 풍경도, 성소수자뿐 아니라 모든 고령자에게 절박한 ‘생활동반자법’ 이야기도, 나이 든 여성의 몸을 다룬 공연 후기도 하나같이 놓칠 수 없는 시의성을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3월 3일 시작, 5월 29일 끝난 새벽 낭송

3월에 시작한 새벽 낭송은 <노자&장자> 읽기였습니다. 3개월 동안 꾸준히 또는 퐁당퐁당 또는 가~끔까지 여러 형태로 접속한 새벽낭송이 5월 29일에 끝났습니다. 두꺼운 장자 책을 끝까지 낭송하면서 그 중에서도 내편은 3번이나 거듭 외편 술장파 저작은 2번까지 읽었고요. 노자는 해석본으로 한번, 원문까지 읽으면서 또 한번 읽었습니다. 경전 읽기 좋은 아침이라는 소감, 아침 일찍 함께 공부하는 기운에 감응되기도 하고,…

(1화) – 두 거점생활을 시작하다

1. 가슴이 두근대다 도시가 아닌 곳에 공간적 거점을 세우는 일, 혹은 시계의 시간표가 아닌 자연의 절기에 따라 삶의 리듬을 바꾸는 일, 이런 구상은 하루 이틀 된 것이 아니다. 문탁네트워크 초창기에 그것은 공동체의 명상 센터나 혹은 집필연수원 같은 것으로 표상되었다. 이웃 프란체스코 수녀회의 작고 고즈넉한 성당, 혹은 조선시대 학인들이 은거하며 공부와 수양을 함께 했던 서원(書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