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29]죽음 앞에 선 인간_<이반일리치의 죽음>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의 첫머리는 아주 유명하다. 이 소설은 고등법원 판사인 이반 일리치의 부고를 받은 동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가로 시작한다. 그의 부고를 듣자마자 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린 생각은 “이 죽음이 자신과 지인들의 인사이동이나 승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것이었다. 톨스토이는 부고를 들은 동료들의 생각을 현미경을 들이대듯이…

[노년인권토크 in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홍대 KT&G 상상마당에서 열린, <노년인권토크>에 다녀왔습니다. 어릴적 놀던 홍대, 주차장길을 아주 오랜만에 혼자 걸어보았습니다. 수노래방은 그자리에 아직 있었는데, 아니 왠 타로집이 그렇게도 많아요??? 노년인권토크는 국가인권위원회와 서울노인복지센터가 노인의 날을 맞아 개최한 행사로 서울과 수원에서 2회 열리는데요, 수원(10월 2일)에 앞서 열린 서울 행사에서는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의 차은빈 감독, 정진웅 전 덕성여대교수, 최현숙 작가/활동가, 박종택 영화도슨트…

나이듦의 기술, 첫번째 <서예교실>이 시작되었습니다~

일찌감치 마감되어~ 서예에 대한 관심을 확인하면서 기뻐하며~~ 개강을 기다린 <서예교실> 9월 23일 월요일 오후 2시 그 첫 시간이 문탁 2층 대강의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가로쓰기를 설명해 주시는 울타리선생님(한문강독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는 동학이기도 한)의 설명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듣고 있는 새싹들의 열기^^ 느껴지시나요~ 가로, 세로, 기역, 미음, 리을, 별… 등등 난생 처음 듣는 서예 용어 ‘역입'(붓을 글씨의 진행방향에서 역으로…

[리뷰28] 좋은 죽음 수업 –<단식 존엄사>

단식을 통한 존엄사가 가능하다 『단식 존엄사』는 대만에서 ‘소뇌실조증’이라는 유전성 희귀병을 진단받은 어머니가 83살 때 ‘단식 존엄사’를 결단하자 재활학과 의사인 딸 비류잉이 어머니가 임종할 때까지 옆에서 함께하며 그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소뇌실조증’은 운동을 조절하는 소뇌가 점차 기능을 상실해 균형 감각이 떨어져 잘 넘어지고 말기에는 걷지 못하고 침상 생활을 하게 되며 팔다리가…

4회 – 마지막 여행의 장소, 호스피스

우리나라의 건강수명을 고려하면 보통 66세부터 83세까지, 신체적 정신적 기능이 약해지면서 고혈압, 당뇨, 뇌졸중, 폐렴 또는 낙상에 의한 골절로 병원신세를 진다. 이러한 병이나 장애로 자립이 어려워지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원한다. 요양시설에서 지내다 보면 폐렴, 요로감염, 갑작스런 뇌경색이 일어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면 요양시설에서는 종합병원 응급실로 환자를 이송시키고 병원에서는 중환자실로 옮겨진다. 회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사망하는 노인이 더…

5회 나는 엄마를 돌보고 있는 걸까?

엄마가 침대에서 누워 지낸지 석 달이 지났다. 꼬리뼈 쪽 욕창은 다행히 더 심해지지는 않았지만 귓바퀴에 새로운 상처가 생겼다. 친구 엄마가 욕창으로 수술까지 하는 것을 봤던 나는 욕창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 가정간호서비스를 신청했고 간호사가 일주일에 한두 번 와서 욕창치료를 해주었지만, 간호사들이 매일 오는 것도 아니어서 결국 욕창치료는 내 몫이었다. 다만 내가 혹시 잘못하고 있는…

[리뷰27] 지워진, 그러나 지울 수 없는 흔적 –<주름>

젊은 작가의 치매 노인 관찰기 “거울 속 당신의 모습이 아버지와 닮았다고 느껴진다면 이제 당신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뜻이겠지요. 거울 속 제 모습이 아버지를 꼭 닮아 갑니다. 또 아버지에게서 내가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입니다.”(작가의 말) 스페인의 그래픽노블 작가인 파코 로카는 평소 사회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다 친구의 아버지가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과정을…

[녹색평론 좌담회]초고령사회,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이번에 발간된 녹색평론 187호에는 나이듦연구소의 소장님으로 데뷔(?!)하신 문탁샘의 좌담회 내용이 실렸습니다. 사회학자 김찬호선생, 이문재 시인과 함께한 신노년의 이야기입니다. 초고령사회,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베이비부머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두 분과 자칭 K장녀 한 분은 초고령사회에서 노년의 사회화, 정치화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까요? (Featuring 일리치약국, 이어가게) 아래 링크에서 미리보기가 제공되오니 함께 읽어봐주세요. http://greenreview.co.kr/greenreview_article/3528/ 전문은 파지사유에 있는 책에서 확인해 주세요~.…

어느 죽음

20일 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아무 징조도 없이 너무 황망하게. 근래 어머니는 컨디션이 좋으셨다. 나는 낙상만 조심하면 된다며 잔소리했고, 어머니는 “넘어지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냐”며 볼멘 대꾸를 하곤 했다. 그런데 정말 보행기 바퀴가 무언가에 걸리면서 크게 넘어지신 것이다. 이어진 응급실 뺑뺑이. 어머니가 다니던 근처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는 아예 환자를 받지 않았고, 다른 곳은 긴급수술이 필요해도 자기들은 못한다고…

북드라망 이사 집들이 다녀왔습니다~

9월 11일 수요일 북드라망출판사가 이사를 해서 집들이를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수요일 오전에 시간을 내어 기린과 서해가 공동체 대표로 경복궁역에 있는 오피스텔 ‘경희궁의 아침’으로요. 인문약방의 선물 쌍화탕 20개와 생맥산 20개 달밤더치의 선물 더치 커피 2병 모두 물이라…. 대중교통을 포기하고 승용차로 다녀왔습니다. 명절대목이라 가는 길을 가리키는 네비의 주행노선 색깔이 대부분 빨간색…. 막혔다는 얘기죠. 문 앞에 붙여진 집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