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나는 엄마를 돌보고 있는 걸까?
엄마가 침대에서 누워 지낸지 석 달이 지났다. 꼬리뼈 쪽 욕창은 다행히 더 심해지지는 않았지만 귓바퀴에 새로운 상처가 생겼다. 친구 엄마가 욕창으로 수술까지 하는 것을 봤던 나는 욕창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 가정간호서비스를 신청했고 간호사가 일주일에 한두 번 와서 욕창치료를 해주었지만, 간호사들이 매일 오는 것도 아니어서 결국 욕창치료는 내 몫이었다. 다만 내가 혹시 잘못하고 있는…
엄마가 침대에서 누워 지낸지 석 달이 지났다. 꼬리뼈 쪽 욕창은 다행히 더 심해지지는 않았지만 귓바퀴에 새로운 상처가 생겼다. 친구 엄마가 욕창으로 수술까지 하는 것을 봤던 나는 욕창에 신경이 많이 쓰였다. 가정간호서비스를 신청했고 간호사가 일주일에 한두 번 와서 욕창치료를 해주었지만, 간호사들이 매일 오는 것도 아니어서 결국 욕창치료는 내 몫이었다. 다만 내가 혹시 잘못하고 있는…
침대에서 눈을 뜬 여자가 낯선 남자를 발견하고 당장 여기서 꺼지라고 소리를 지른다. 남자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 자신이 그녀의 남편이라는 것을 증명해보이려고 애를 쓰지만 그럴수록 여자는 더 격렬하게 화를 낸다. 이 남자는 훈련받은 정신과 의사이자, 저명한 의료인류학자 아서 클라인먼이다. 허나, 50대 후반에 찾아온 조발성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아내 앞에서 그는 그저 충격과 비참함에 몸을…
엄마와 손주를 함께 돌보다 엄마가 집으로 오시고 몇 달 후에 아들 며느리가 집으로 들어왔다. 젊었을 때 아이 키우며 직장생활을 했던 나는 워킹맘이 얼마나 힘든지 너무 잘 아는 터라 모른 채 할 수가 없었다. 아들부부에게 아이 키우는 걸 도와주겠다고 자청했고, 3년은 함께 살자고 제안했다. 그 다음해에 손주가 태어났고, 우리 집은 4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이…
2021년 1월 어느 날 엄마가 전화를 하신다. 잘 들어보니 미래에셋증권이다. 예전에 남편이 우리사주 받을 때 엄마도 조금 사두었던 주식이 요즘 상종가를 치고 있나보다. 엄마는 주식을 팔고 있었다. 좀 더 두면 더 오를 것도 같은데 엄마는 결단을 하신 듯, 아무 미련 없이 주식을 팔아달라고 요청한다. 원래 돈 욕심이 없으신 분이다. 주식은 아주 오랫동안…
이 책은 다쿠로쇼 요리아이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좌충우돌 히스토리를 담은 <정신은 좀 없습니다만 품위까지 잃은 건 아닙니다>(가노코 히로후미, 2017)의 후속편이다. 1991년부터 참여해 요리아이의 총괄 소장을 맡고 있는 무라세 다카오의 저서 중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된 이 책은 그가 경험담으로 풀어낸 특별한 치매노인 돌봄 이야기이다.(치매(癡呆)는 ‘어리석고 어리석다’라는 의미로 해당 장애의 특징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며 당사자에게 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엄마네 집, 딸네 집 지금 사는 집을 지은 건 14년 전이다. 집을 지은 가장 큰 이유가 부모님과 함께 살기 위해서였다. 이미 은퇴도 하셨고 연세도 있으셔서 곧 우리와 살게 될 것이라고, 아니 내가 모시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식물 가꾸는 걸 좋아하는 엄마와 책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아빠를 생각해 조용한 전원주택을 선택했고,…
죽(이)거나 도망치거나, 다른 방법이 없다면 어쩔 것인가! 시노다 세츠코의 소설 세 편 <집 지키는 딸> <퍼스트레이디> <미션>이 『장녀들』 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다. 세 명의 주인공은 30대 중반에서 40대의 비혼 장녀들. 이들의 이야기는 소설이지만 결코 낯설지 않고, 일본이지만 한국이라고 해도 이상할 게 없다. 나의 노후는 어떻게 될까 나오미는 유능한 40대 돌싱…
요양보호사로서 많은 치매인을 만나 온 저자는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치매 판정을 받더라도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며, 공감으로 연결될 때 삶은 충만해질 수 있다고. 비폭력대화를 통해 치매인들과 어떻게 마음을 연결하고 소통해 왔는지, 무수한 시행착오가 담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저자인 패티 비엘락스미스는 십 대 시절 증조할머니와 단절된 경험이 있다. 당시 할머니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패티는 할머니의 기묘한…
요양보호사이자 사회복지사로서 쪽방촌 독거 노인들을 돌보던 저자가 삶의 끝자락에 선 자신의 치매 노모 곁에서 하루하루 써내려간 천일 간의 일기를 모았다. 저자는 ‘독한’ 관찰자를 자처한 딸의 시선으로 한국 사회에서 한 여성이 늙고 병들고 죽음으로 들어가는 기나긴 과정을 세세히 그려낸다. 자신과 상반된 삶을 선택했다고 생각했던 엄마에게서 이제는 늙은 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어린 시절 불화했던 아버지와 천천히…
웬디 미첼은 NHS(영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0년간 근무한 싱글맘이다. 초기 치매 진단을 받은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 털어놓을 수조차 없는 갑작스런 인지 퇴행을 겪으면서 혼란스러워한다. 간단한 단어조차 생각나지 않고 운전 중 우회전을 못하는 등 스스로 당황스러운 상황이 잦아진다. 낯설고 두려운,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이 책은 웬디 미첼이 치매와 맞서 싸우면서, 그리고 자신의 삶 안으로 포용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