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흘포럼> 두번째 대화, 여성주의자로 늙고 죽는다는 것

첫날 저녁 두 분 선생님의 희수잔치가 있었습니다. 그림 그리는 할망들도 모두 오시고 마을 사람들도 많이 오셔서 저녁식사와 와인을 나누고 케잌을 자르고 선물들도 드렸습니다. 이제 <난감모임 1> 세션을 준비하려고 하는데, 노래가 시작되고 멋들어진 춤사위가 어우러지면서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난감하네~!”를 외치며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었지만 다행히 조금 늦게나마 장내를 정리하고 <난감모임 1. 여성주의자로 늙고 죽는다는…

<선흘포럼> 첫번째 대화, 말은 가 닿을까?

경계에서 말한다의 아주 사적인 후기입니다.^^ 선흘포럼 첫 번째 시간, 우에노 지즈코 선생님과 조한혜정 선생님, 두 사람에게 궁금했던 것을 질문하고 그들의 육성을 듣는 빡센 일정의 1박 2일이 시작되었다. 우에노 선생님과 조한선생님이 이렇게 만나게 된 출발은 2004년 출간된 <경계에서 말한다>였다. (일본에서 나온 책 제목은 <말은 가 닿을까ことばはとどくか>) 이 책은 1948년 생인 두 사람이 50대 중반에…

9월걷친들_이 스템프를 보라~~

9월 21일 일요일 걷는 친구들은  서울 둘레길 10코스 우면산 코스를 걸었습니다^^ 하늘이 끝내주게 맑은 날, 저 멀리 북한산 봉우리들 보이시나요^^? 중급 코스이긴 하지만 7,6 키로라서 다들 수월하게 걸었습니다. 9월에도 비가 많이 내려서 땅은 좀 질퍽거렸지만 산 곳곳의 빗물 수로에서 흐르는 물소리는 참 듣기 좋았습니다. 10코스를 완주하고 스템프를 찍었습니다. 친구들 중에 유일하게 스템프로 꽉찬…

새벽에 만나는 붓다

새벽 낭송을 한다. 상반기에는 <주역>을, 요즘은 <불경>을 읽고 있다. 발심한 친구들이 새벽 정해진 시간에 온라인으로 만나 40분 정도 한 단락씩 돌아가며 낭송한다. 설명도 토론도 없이 오로지 낭송뿐이다. 그런데도 이 시간은 소리의 리듬과 공명이 텍스트 이해를 넘어 타자에게 감응하는 수행, 몸과 마음이 함께 깨어나는 리추얼의 시간이 된다. 그렇다고 텍스트가 주는 힘이 없는 것도 아니다. 지난 3월,…

의사조력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때가 되면 스위스로 갈 거야.”

많은 사람이 이렇게 말했지만, 사실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 ‘스위스’는 소망이나 의지의 기표였을 뿐, 구체성의 영역은 아니었다. ‘안락사(安樂死, euthanasia)’는 여전히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5), <씨 인사이드>(2007), <아무르>(2012) 속에서만 존재하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2022년, 어머니와 함께 ‘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면서 이 문제가 내 삶 속으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