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선언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은 그동안 간과되었던 ‘돌봄’이라는 이슈를 비극적인 방식으로 조명했다. 간호사를 비롯해 수많은 의료계 종사자들이 코로나 방역 현장에서 적절한 보상 없이 사투를 벌이고 있으며, 요양시설, 장애인 거주시설, 교정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학교가 문을 닫는 동안 빈곤층 아동들은 결식 상태로 방치되었으며, 택배 노동자가 업무량을 견디지 못해 길에서 쓰러지고, 복지 제도의 사각지대 속에서…

[리뷰]케어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내를 10년간 헌신적으로 간병한 남편의 내밀한 기록이자 의료 전문가로서 현대 의학의 한계와 이 시대 돌봄의 의미를 묻는 사회적인 책이다. 오랫동안 돌봄의 가치를 강조해 온 학자인 아서 클라인먼은 아내의 조발성 알츠하이머 진단을 계기로 가정 간병을 시작하며 ‘돌봄’을 현실로 마주하게 된다. 보호자로서는 매우 드물게 의료 지식과 인적 네트워크, 경제력을 갖춘 저자조차도 의료진으로부터 느끼는 소외, 끝이…

치매가 인생의 끝은 아니니까

요양보호사로서 많은 치매인을 만나 온 저자는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치매 판정을 받더라도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며, 공감으로 연결될 때 삶은 충만해질 수 있다고. 비폭력대화를 통해 치매인들과 어떻게 마음을 연결하고 소통해 왔는지, 무수한 시행착오가 담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저자인 패티 비엘락스미스는 십 대 시절 증조할머니와 단절된 경험이 있다. 당시 할머니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패티는 할머니의 기묘한…

죽음을 배우는 시간

죽음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일어나는 최대의 사건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일생일대의 사건에 대해 새 자동차를 구입할 때보다도 준비를 덜 한다. 스스로 선택한 방식으로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하는 법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심지어 병원에서도 알려주지 않는다. 저자 김현아 교수(한림대학교 류마티스내과)는 관절염의 기초·임상연구에 다양한 업적을 남긴, 한국 류머티즘 연구를 대표하는 의학자다. 30년간 의료현장 일선에서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해온…

[리뷰]장녀들

초고령 사회의 사각지대에는 노인이 된 부모를 홀로 돌보는 딸들이 있다. 딸이라는 이유로, 비혼이라는 이유로 홀로 짊어지게 된 돌봄노동은 이들을 보이지 않는 지옥으로 밀어넣는다. 『장녀들』은 이 여성들의 솔직한 목소리를 담아낸 소설로, 사랑에서 시작되었을 돌봄 이면에 자리한 서늘함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실제로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20년간 간병한 저자의 경험이 반영된 세 편의 이야기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딸, 특히 장녀라면…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그간의 노력이 담긴 ‘시체 시리즈’ 완결판이라 할 수 있다. 전작에서 죽음을 직면하는 과정을 다루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좋은 죽음을 위한 구체적인 참조점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를 위해 케이틀린 도티는 세계 곳곳의 죽음 의례 현장으로 떠난다. 인도네시아의 마네네 의식, 볼리비아의 냐티타, 멕시코의 망자의 날 축제, 일본의 고쓰아게, 미국의 야외 화장과 자연장까지 그가 직접 목격한 지구촌 곳곳의 죽음 의례를…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것을 견디고, 계속 살고, 계속 살리는 일에 관해 이야기한다. 거리 위의 고통을 고발하는 일과 몸의 고통을 살아가는 일을 함께 말한다. 질병, 나이 듦, 돌봄이라는 의제에서 사회적 맥락과 구성을 인지하면서도 지금 마주한 나날을 충만하게 산다는 것에 관해 이야기한다.(출판사 책소개) P. 5 아프고 나이 들어가는 몸은 우리를 다른 장소로 데려간다. 때로 대단히 무서운 곳이기도 한 그…

나이듦에 관하여

한국은 고령사회를 맞이하고 있다. 유엔(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고령인구비율은 2019년 14.9%였다. 1999년에는 6.9%로 사실상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2018년에는 14.3%로 고령사회에 도달했다. 현실은 이렇게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노년의 삶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노인의학의 권위자이자…

나이드는 내가 좋다

국제적인 기독교 공동체 부르더호프의 목사이자 평화운동가인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가 노년을 앞둔 그리스도인들에게 지혜와 용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노년에 겪게 되는 상실, 외로움, 용서, 작별, 죽음의 문제를 다양한 인물들의 실제 이야기를 통해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저자는 관대한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키워나가면 노년의 삶이 훨씬 더 풍요로워진다고 말하며, 나이 든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스스로 만든 감옥에 자신을…

죽음의 에티켓

누구나 겪을 죽음의 전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기획된 책이다. 한 번도 나 자신의 죽음인 적 없는, 가족이나 친지, 다른 사람의 일이었던 죽음. 때문에 계획하거나 준비하는 일 따위는 모른다. 거의 대다수의 사람이 죽음에 대해 알지 못한다. 하지만 죽음은 탄생과 한 쌍을 이룬다. 그것은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다. 책에는 네 가지 방식으로 진행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