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대중지성_시즌3] <죽은 다음>1회차 공지
서해
2026-11-01 17:52
26
이번에 읽을 책은 희정 작가의 <죽은 다음>입니다.
그는 죽음과 애도를 둘러싼 노동의 세계에 노동자로, 기록자로서 서기 위해
또한 타인의 죽음을 관음하지 않기 위해 직접 장례지도사가 되어봅니다.
1회에 읽을 분량인 4부까지는 주로 우리나라의 전통 장례법과 장례인들의 일과 인터뷰가 소개되고
5부부터는 기존의 형식을 벗어난 대안적 장례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장례와 장례에 관한 이야기
장례와 연루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대중지성 세미나에서 이미 많이 등장했던 주제이기도 한데
여러분은 이 책을 통해
이 주제를 어떻게 환기시키셨는지 궁금합니다.
참고로 이 책은 올해 2월에 희정 작가님을 모시고 북토크를 진행했었기 때문에
관련 후기를 읽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메모는 월요일 9시까지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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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위가 약하다고 해야 할까, 살에 주사바늘 들어가고 남의 상처도 잘 보지 못하는 터라, 첫 몇페이지를 읽다가 이거 계속 읽어도 될까 싶었다.
그런데 괜찮았다. 상상했던 것 보다 죽음의 이야기는 그냥 사람 사는 이야기였고, 그 과정을 돕는 이들의 모습은 흡사 구도자들 같았다.
입관을 여러번 지켜보는 경험이 있었는데, 한번은 60이 넘어 보이는 장례지도사분이 정성스럽게, 땀을 뻘뻘 흘리며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 입관을 하는 과정을 본적이 있다.
여러번의 장례를 보면서 병원에 있으면서도 죽어서도 물건처럼 취급 받는 모습을 보는 것이 편치 않았는데, 그 분을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받았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 있다.
죽음을 일상으로 접하다 보면 자연히 삶과 사람의 존엄 앞에 숙연해 질 수밖에 없는 것인가.
사실 매장에서 화장까지 이어지는 이야기에 머리가 어질해 지는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4장까지 읽으며 밑줄 그은 부분은 죄다 죽음이라기 보다는 지금의 나의 삶과 연결된다. 죽음을 둘러싼 과정들을 통해 산자가 귀기울여야 하는 이야기로 들린다.
같은 마음으로 같은 옷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손은 한번 기술을 익히면 달라질 줄 모르는데, 마음은 간사해 찰나에도 달라진다. 그런 마음을 습관처럼 다잡는다. 누구 하나 보지 않는 곳에서도. (p. 217)
내 삶이 반영되지 않은 장례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p. 275)
죽음은 삶의 가장 큰 상실이 아니다. 가장 큰 상실은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우리 안에서 어떤 것이 죽어버리는것이다.(p. 280)
그 중에 가장 어렵고도 희망적으로 와 닿은 부분이다.
흠결있는 땅에 나무를 심고 풀을 기르면서 그 자리를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냈다. 먼 훗날, 사람들이 울창해진 곳을 보며 명당이구나 한다. 사는 일과 비슷하다. (p. 304)
*‘차가운 시신이 제 몸에 닿을 때, 그 느낌이 참 시원하고 개운해요.’(76쪽)
→장례지도사 이안나 씨의 말이다. 촉감이라는 것이 참 신기하다. 어린 아이들의 살은 언제나 기분좋은 느낌이지만 성인일 경우, 내가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내가 좋아했던 할머니나 엄마의 손은 임종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도 잡으면 정이 가고 기분이 좋았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의 손은 잡으면 약간 소름끼친다. 이안나 씨도 자신의 일을 긍정하고 있으니 시신을 만질 때 저런 느낌을 갖는구나. 좋은 마음을 잘 내는 사람이 있다. 나의 경우 엄마 염 끝나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할 때 누워있는 엄마를 안아 보았는데 차가워서 그렇지 엄마 같은 느낌에는 변함이 없어서 한참 안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은 어떤 일을 계속해야만 할 때, 그 일을 계속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는 생각을 주문하기도 하는 것 같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도 있듯이 계속 좋은 쪽으로 바라보면 그렇게도 마음이 내어지는 게 사람인 것 같다.
*임종한 이를 두고 ‘돌아가셨다’고 한다. 본디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중한 날이다.(118쪽)
→이 말을 많이 써 왔는데 왜 이렇게 말하는지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 같다. 본디 있던 곳으로 가는 것이구나... 이해가 되면서 죽음이 한결 가벼운 느낌이다.
*오래 살아 미안하기도, 나이를 더해주어서 고맙기도 하다. 나이가 들어 사는 일이란 그런 걸까.(144쪽)
→그런 것 같다. 이럭저럭 나이 드는 일은 겸손을 배우는 일 같다. 이것이 억지 겸손이 아닌 진짜 겸손이 되도록 노력해봐야겠다.
*나이 든 장례업자에겐 탐욕의 이미지를 곧잘 씌우면서, 장례업에 종사하는 젊은 세대를 소개할 때는 선하고 무해한 ‘착한 청년’이미지를 활용한다. 신기한 일이다.(150쪽)
→신기한 일이다! 사회가 만든 이미지는 벗어나기 너무 어렵다. 그래도 다시 생각해보는 작업은 계속 해야 하겠지!
*‘보람이야 돈을 버니까 보람인 거고.’(168쪽)
→이 일의 보람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장묘업체를 하는 최현 씨의 답이다. 이런 직설적이고 간단한 대답이 좋다. 어떤 사람은 이런 질문에 장황하게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낀다’는 등등 대답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어떤 일을 돈 받고 할 때 한가지 감정으로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몇 가지가 있는데 표현하기를 그렇게 하는 건데 나는 너무 그 표현에 내 감정을 싣는 것 같다. 진짜로 돈을 최고로 치는 사람이 있고, 보람을 최고로 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전자를 나의 감정대로, 더 정직하고 솔직한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다. 사실 그걸 거꾸로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나도 참 웃긴 사람이다.
며칠 전 배우 최불암 씨가 돌아가셨다. 배우 김용건 씨가 역시 배우인 아들 결혼을 앞두고 조문하기가 곤란해서 마음이 힘들다는 기사를 봤다. 조문을 둘러싸고 설왕설래 하는 얘기가 있는 것 같다. 조문을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 오래전 아이를 낳고 얼마 안되서 일이다. 가깝다고는 할 수 없지만 친하지 않다고도 할 수 없는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폐암으로 돌아가셨고 집에서 장례를 치뤘다. 나는 아이가 너무 어려서 데리고 나가기 힘든 상황이었고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시어머니에게 어렵게 부탁을 했는데 대뜸 가지 말라고 야단만 맞았다. 아이가 아직 갓난쟁이이고 더구나 폐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어딜 가냐는 것이었다. 지금만 같아도.....어찌 대응을 했을텐데(내 의견이 더 중요했겠지만) 그때는 움추러든 아내이고 엄마이고 며느리였던지라 시어머니 말을 거역하지 못했다. 가까운 친구에게 못간다고 얘기했다가 인간의 도리 운운하며 비난을 받았고 나는 어찌어찌해서 간신히 조문을 갔다. 그 후로 툭하면 인간의 도리 운운하는 친구에게 1년 전에 손절을 당했다.
죽은 다음...조문, 그것이 무엇일까? 나는 죽은 다음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문득 죽은 다음이 있으면 어떻게 하나 생각해본다. 구원, 천국, 지옥, 연옥, 환생...너무 무섭기만하다.
이 책을 읽을수록 희정 작가의 대단함과 성숙함, 성찰과 사유에 깊은 감동을 받는다.
염습실에 처음 들어갔을 때 안치대에 누운 고인이 '춥겠다'란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란 대목이 인상 깊었다. 전에 내가 죽은 후 매장이냐 화장이냐를 놓고 차갑게 오래 갈 것인가 한번 뜨겁고 말 것인가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내 ㅋㅋ 죽은 다음인데,...뭔들 어떠랴...하고 시신기증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전통(?) 장례에 대한 섭입견이 있었는데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영결식, 노제, 추모식 ..이별의 시간과 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안나 장례지도사-- 다른 장례지도사, 천생 장례지도사
명정에 이름을 넣어주는 사람, 여성장례지도사로 앞서서 길을 열어 준 선배, 여성활동가,
장례 직업을 가진 분들 대부분이 정작 본인이 죽었을 때 소박하게 깨끗하게 조용한 장례를 원한 것 같다. 보내버리는 것보다 애도하고 추모하는 장례.
의전관리사 장례도우미가 아니라 정확한 호칭이 있었다. 다음부턴 장례식장에 가면 꼭 한번씩은 의전관리사님 이라고 불러보겠다.
26 죽은 사람들 대부분은 많든 적든 살면서 불행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일단 죽은 사람이 되면 숙연한 친애와 경의의 뜻이 담긴 장송의 예우를 받았다.
32 이 일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어도 아무나 할 순 없어요.
48 여기는 돈 벌려고 들어오면 결국 다 나가게 되어 있어요.
50 대충하면 내가 마음이 안 편해요
--- 소명이란 게 있는 것 같다. 성직자나 복지사나(다 그런 건 아니지만) 소명이 있어야 하는 사람들,,,장례지도사도 그런 것 같다.
** 종종 아이에게 나의 노후와 죽음에 관한 얘기를 한다. 주로 부탁의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얼마 전에는 '나 죽으면 ***에게 다 물어보면서 장례를 치러'라고 말했다. 그 이는 올 봄에 채비 교육을 함께 받은 친구다. 그러다가 요즘에는 생각이 바뀌어서 그 친구를 장례위원장으로 임명을 했다. 아이는 그저 애도하면서 자기 살 길 찾고, 나를 보내주는 장례는 친구에게 맡기기로. 살아온 경험도, 나에 대한 취향도 그 친구가 훨씬 더 잘 알 것 같다. 그 친구가 먼저 죽을지 모르겠지만
P. 13 들어가며
저자는 이 책의 시작으로 죽음과 장례를 먼저 이슈 거리로 정리하였다.
1. 있다가
내게 죽음은 있다가 없어지는 일이다.
( '없다'와 '있었다' 사이의 시차와 간극을 메우는 것이 우리의 슬픔이다. )
2. 작은 가닥
'있음과 없음' 사이에서 헤메는 것보다는 모르는 일을 뒤적이는 것이 나았다. 작으 가닥이라도 잡힌다면 그것을 손에 쥐고 싶었다.
3. 유일한
내가 죽음에 관해 아는 유일한 한 가지는, 혼자 죽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이다.
4. 장례
남겨진 사람에게는 남겨진 사람의 몫이 있다. 사람의 몫이라는 건 노동을 의미한다. 그 노동이 집중되는 시공간은 장례이다.
5. 다르게
"다르게 죽으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6. 장례인
죽은 자를 둘러싼 사람들을 볼 생각이었다.
7. 떼어 놓을
관음. 그런 시선이 내게도 있었다. 이 시선을 떼어놓을 방안을 찾아야 했다.
8. 일
"장례지도사 교육 수강생인 여러분은 이제 장례를 일로 접해야 될 때입니다. 이슈 거리로 생각할 단계는 지났습니다."
P. 21 고복
고복의 한자는 皐復이다. 언덕 고, 회북할 복 이다. 그런데 뜻이 다르다. 皐자는 언덕 고이면서, 부를 호로 읽힌다. 호복이라 읽으면 뜻이 맞다. 그런데 검색해 보니 거의 전부 고복이라 되어 있다. AI의 답은 반반.
조선왕실상례에는 호복(呼復)이라고 되어 있다. 나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