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는 것에 관하여 – 앓기, 읽기, 쓰기, 살기

『아픈 몸을 살다』 『고통받는 몸』 등을 번역하며 병을 앓는다는 것에 대해 깊이 탐구해온 작가 메이의 첫 단독 에세이로, 몸의 고통과 질병이 던지는 근원적이고 복잡한 질문들에 대한 작가만의 대답이 담겼다. 오랜 시간 동안 만성통증이라는 고통스럽지만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어 완치가 어려운 병을 앓아온 ‘병자’-작가로서의 삶과 생각을 담았으나 전통적인 의미의 투병기나 인간 승리의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다.…

아픈 이의 곁에 있다는 것

아픈 이의 곁에서 환자를 위한 삶만 요구받는 보호자, 간병 가족을 위한 책이다. 간병 가족과 보호자의 삶을 살피며, 아픔을 감추어야 할 특별한 일처럼 여기는 사회와 우리들의 시선을 되짚어 준다. 저자들은 오랫동안 의료 현장에서 일하며 환자만큼이나 힘겨워하는 보호자들을 만나왔다. 이 경험을 토대로 다채로운 사례를 통해 간병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 병원이라는 차가운 별세계에 갑자기 던져진 보호자들이 얼마나 혼란스러움을…

노화학 사전

‘노화’의 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172개의 열쇳말을 통해, 노화의 모든 것을 집대성했다. 흔히 노화를 바라보는 관점은 신체의 기능이 얼마나 망가졌는가 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쓸모 있는 부분이 꽤 남아 있지 않은가’와 같이 잔여기능의 유용성을 보는 관점도 있다. 전자는 ‘노쇠’의 개념이고, 후자는 ‘성공노화’의 시각이다. 성공노화란 나이에 따른 생리적 변화가 최소한인 노화를 가리키지만, 대부분의 질병은 노화에 따라 증가하며 결국은…

언다잉

시인 앤 보이어는 2014년 마흔하나의 나이에 대단히 공격적인 ‘삼중 음성 유방암’을 진단받는다. 『언다잉』은 이 암이 유발하는 고통을 견딘 과정을 기록한 투병기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자기 자신의 몸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본주의와 가부장제, 인종주의의 비정한 폭력을 예민하게 감지하고 시적 언어로 풀어헤쳐 온 작가인 그는 이 책에서도 세상의 잔혹함을 직시하며 고통의 사회적 근원을 되묻는다. 그렇게 『언다잉』은 물리적인 아픔,…

[리뷰]케어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내를 10년간 헌신적으로 간병한 남편의 내밀한 기록이자 의료 전문가로서 현대 의학의 한계와 이 시대 돌봄의 의미를 묻는 사회적인 책이다. 오랫동안 돌봄의 가치를 강조해 온 학자인 아서 클라인먼은 아내의 조발성 알츠하이머 진단을 계기로 가정 간병을 시작하며 ‘돌봄’을 현실로 마주하게 된다. 보호자로서는 매우 드물게 의료 지식과 인적 네트워크, 경제력을 갖춘 저자조차도 의료진으로부터 느끼는 소외, 끝이…

치매가 인생의 끝은 아니니까

요양보호사로서 많은 치매인을 만나 온 저자는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치매 판정을 받더라도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며, 공감으로 연결될 때 삶은 충만해질 수 있다고. 비폭력대화를 통해 치매인들과 어떻게 마음을 연결하고 소통해 왔는지, 무수한 시행착오가 담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저자인 패티 비엘락스미스는 십 대 시절 증조할머니와 단절된 경험이 있다. 당시 할머니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패티는 할머니의 기묘한…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건강이 스펙이 된 사회에서 써내려간 아픈 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1인 가구이자 페미니스트, 인권활동가로서 ‘철인 3종 경기’를 준비할 만큼 튼튼한 몸을 자랑하던 저자는, 그러나 팔레스타인 평화활동을 다녀온 직후 원인불명의 현기증과 출혈, 암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그 후 ‘아픈 나’를 긍정하기 위해 분투했던 치열한 기록이 펼쳐진다. 우리는 누구나 크고 작은 질병을 피할 수 없는데도, 흔히 아픈 몸을…

병든 의료

오늘날 현대 의료가 병을 치료하기보다는 오히려 병을 만들어내고 있고, 의학이 인간 수명을 연장시킨 것이 아니라 인간 수명이 연장되었기 때문에 의학이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는 그다지 낯설지 않은 것이 되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 의료가 지금처럼 중요해진 때도 없지만, 또 의사와 병원이 지금처럼 불신을 받는 때도 없다. 환자는 별로 나아진 것 같지도 않은 의사의 처치를 받고나서 비싼 치료비에 분통을…

어쩌다 우리는 환자가 되었나

사회학자 피터 콘래드의 “의료화”에 관한 30년의 추적 연구. 탈모, 성인 ADHD, 갱년기 등, ‘비의학적인 것으로 여겨지던 인간의 문제가 질병이나 질환과 같은 의학적 문제로 정의되고 치료되는 일련의 과정’을 사례별로 짚으며, 의학이 관할하는 영역이 늘어나게 된 사회적 기반과 함의를 밝힌다. 또 의료화를 어떻게 측정하고 분류할 수 있는지, 의료화의 동력이 어디에서 오고 그 주체가 어떻게 유지되거나 바뀌는지를 분석하고,…

내가 알던 그 사람

웬디 미첼은 NHS(영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0년간 근무한 싱글맘이다. 초기 치매 진단을 받은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 털어놓을 수조차 없는 갑작스런 인지 퇴행을 겪으면서 혼란스러워한다. 간단한 단어조차 생각나지 않고 운전 중 우회전을 못하는 등 스스로 당황스러운 상황이 잦아진다. 낯설고 두려운,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이 책은 웬디 미첼이 치매와 맞서 싸우면서, 그리고 자신의 삶 안으로 포용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