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과 무생물 사이> 1회차 후기

니은
2026-10-02 16:25
16

<생물과 무생물 사이> 1회차 후기

 

어제는 지인 두 명을 만났습니다.

거의 일 년 만에 만난 것 같습니다.

두 명 다 나보다 연배가 있는데 이번에 만나보니 작년보다 더 작아지고 마른 느낌이었습니다.

약간 짠하다는 생각이 드는가 싶더니 곧바로 ‘엔트로피’ 개념이 떠올랐습니다.

‘저분들도 엔트로피가 증가하고 있는 중이구나!’

나만 증가중이 아니라서 위로가 되었습니다.^^

메뉴를 정하고 식사를 시작하려는데 또 ‘부의 엔트로피(음의 엔트로피)’ 개념이 떠올랐습니다.

‘엔트로피 증가를 막으려면 먹는 게 필수지!’

무언가 적군을 막으려는 비장한 마음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 중 대화내용에는 각종 영양제 이야기, 운동 이야기, 병원이야기들이었습니다.

엔트로피는 계속 증가하려하고 우리는 그것을 막겠다고 발버둥치고 있었습니다.

식사도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엔트로피 증가를 막으려다가 오히려 늘리는 결과가 올까봐 겁나기 때문입니다.

과학을 공부한다는 것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지인들과의 식사는 아무 생각 없이 맛있게 먹어야 하는데 낭만은 어디로 가고 물리적 신체만이 남아 막대기 같은 인생이 되었습니다!

나이듦 대중지성 세미나! 책임지세요!

 

세미나에서는 각자 자기의 개성대로 발표를 해서 그런 거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특히 앙코르석공님의 바이러스와 진화 또는 돌연변이를 연결시켜서 설명하신 부분은 더 재미있었습니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는 처음에는 소설처럼, 수필처럼 시작되었습니다. 지은이가 미국의 록펠러 연구소 이야기를 시작으로 일본인 선배 노구치 히데오에 대한 이야기까지 재밌더라고요.

이제 본격적으로 유전물질이 단백질이 아니라 DNA임을 밝히는데 기초를 닦은 에이버리 이야기

샤가프가 DNA의 염기(A-T,G-C)의 1;1 결합 비율 법칙이 생명체의 정보와 복제의 핵심 열쇠임을 밝혀낸 이야기

또 PCR의 원리를 밝혀낸 낭만적인 천재 멀리스 이야기, 그 때가 1983년이니 참 얼마 안되었죠?

또 왓슨과 크릭, 샤가프의 법칙을 기초삼고, 로잘린드 프랭클린의 성과를 가로채다시피 해서 얻은 노벨상 이야기

그리고 생명은 어떻게 동적인 질서를 유지할까를 생각하면서 드디어 엔트로피 개념이 나옵니다. 엔트로피란 난잡함(불규칙성)을 나타내는 척도로 모든 물리학적 과정에는 물질의 확산이 최대 엔트로피의 방향으로 움직이고 거기에 도달함으로써 끝나는데 이를 최대 엔트로피의 법칙이라고 부릅니다. 살아있는 생명은 끊임없이 엔트로피를 늘리고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생명은 그것을 막으려면 끊임없이 ‘음의 엔트로피’를 늘려야 하겠지요.(158-161쪽) 그 방법이 바로 음식물 섭취입니다. 이는 동적평형이란 이론으로 9장부터 더 자세히 배우게 되겠죠.

저자는 어려운 생물책을 과학자들의 이기심, 알력 등을 적나라하게 나열하고, 수필처럼 자신의 겪은 일을 솔직하게 쓰는 형식으로 당의정을 입혀서 비교적 접근이 쉽도록 꾸며주어서 읽기가 좀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래도 이해를 다 할 수는 없죠.

 

2,30대에는 너무 정신적으로 치우쳐있었던 듯싶습니다. 몸은 없고 정신만 있는 듯이요.

50대 이후 노화가 오면서 점점 물질의 세계, 형이하학의 세계로 관심이 옮겨지는 걸 느낍니다. 이제는 공연도 연극보다는 무용이 좋고, 쇼도 좋더군요. 문학과 철학이 학문의 전부인양 생각했었는데 나이듦 대중지성을 접하고 물질의 세계를 다룬 책들도 접하게 되면서 좀 균형이 잡혀가는 느낌입니다. 물론 읽을 때는 괴로운데 다 읽고 나면 뭐라도 남는 것 같습니다. 물리적인 세상을, 생명을, 인간을, 나를, 노화를, 죽음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까요?

나이듦 대중지성 세미나! 고마워요!

 

ps, 원래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게 제 특기입니다!

 

댓글 1
  • 2026-10-03 06:44

    오랜만에 니은샘 문체...역쉬....매우 반갑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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