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18회 공지_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_ 기억, 그리고 다시 쓰는 삶
1.명절....추석(秋夕)
선생님들~~
세미나 공지로 추석 인사 드립니다 ㅎㅎ
박완서 세미나가 딱 제철맞이 공부를 시켜주네요.
명절날처럼 복닥복닥거리고 풍성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가 이번 차례입니다.

2. 기억의 복원, 자전적 글쓰기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1992)
박완서 선생의 고향 개성 박적골에서의 어린 시절부터 서울에서 국민학교를 다니고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그리고 6.25를 거치는 스무 살 무렵까지의 이야기입니다. 그가 태어나 성장한 1931년부터 1950년까지는 식민지 지배와 태평양 전쟁, 해방과 전쟁으로 이어지는 격동의 시기였지요.
그 자전적 경험의 세계를 거의 기록에 가까운 서술방식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작가 스스로도 “이런 글을 소설이라고 불러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순전히 기억력에만 의지해서 써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쓰다 보니까 소설이나 수필 속에서 한두 번씩 울거먹지 않은 경험이 거의 없었다”고 조금 머쓱해하는 것도 같습니다(<작가의 말 - 자화상을 그리듯이 쓴 글>, 1992).
실제로 [그 많던 싱아~]를 읽다 보면, 우리가 그동안 읽어왔던 [나목], [목마른 계절], [도시의 흉년], [미망] 등이 겹쳐지기도 합니다. 또 어떤 대목에서는 작가가 불쑥 등장해, 이 부분은 어디에서 어떻게 썼는지를 이야기하기도 하지요.
[미망]의 공지글에서 제가 박완서 선생의 표현을 빌려 “깍짓동”같이 퉁퉁한 이야기다발을 안고 있는 책이라 했습니다만, [그 많던 싱아~]는 또 다른 차원의 “깍짓동 이야기다발”인 듯합니다.
한 사람의 어린 시절과 성장 과정이 중심에 놓여 있지만, 그 안에는 가족 서사, 박적골과 서울로 대표되는 전근대/근대적 공간, 식민지 경험과 해방 이후의 이념 대립, 전쟁과 생존이라는 시대의 이야기가 함께 포개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흔히들 [그 많던 싱아~]를 두고 "성장소설, 역사적 증언으로서의 소설 쓰기"라고 말했더랬습니다.
한 사람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구체적인 삶의 풍경들이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한 시대의 삶을 보여주는 이야기로 확장되는 방식.... 뭐, 그렇기도 합니다.
코흘리개 아이에서 스무살 처녀로의 성장... 이도 그렇긴 합니다만... 이들로만은 충분치 않습니다.
[그 많던 싱아~]를 비롯한 박완서의 자전적 글쓰기는 기억을 복원하는 방식부터가 매우 독특합니다.
누구를 어떻게 기억하고 바라보는지, 무엇을 황홀하게 혹은 가차없이 그려내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기이하고 불편하고 모순된, 뒤죽박죽 엉켜붙은 편린들이 곳곳에서 빛을 냅니다.
‘증언’이라는 말이 객관적 사실과 기록성에 무게를 두는 방식과도 퍽 달라보입니다. ‘성장’이라는 말이 미숙에서 성숙으로, 불완전에서 완전으로, 결핍에서 충족으로 변화하는 과정에 무게를 두는 방식과도 아예 달라보입니다.
그래서 [그 많던 싱아~]를 읽는다는 것은, 어쩌면 박완서가 책을 읽으며 느꼈다는 두 감각- ‘현실에서 붕 떠올라 공상의 세계에 몰입하는 재미’와 ‘현실을 지긋지긋하도록 바로 보게 하는 새로움’-을 우리도 함께 실감하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3. 삶의 출발점, 글쓰기의 원형
작가의 말에 따르면 [그 많던 싱아~]는 등단작 이후 처음으로 연재 없이 쓴 장편소설이라 합니다. 그런 만큼 연재와 마감이라는 외부의 힘보다, 스스로 쓰고자 하는 욕망이 더 크게 작용한 작품이라고 해석할 여지도 있지요.
또한 작가 연보를 살펴보면, [그 많던 싱아~]는 환갑에 이르러 그동안 “한두 번씩 울거먹은 경험”들을 집대성하다시피 소상하게 풀어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미망](1985-1989) 이후 첫 장편소설이기도 합니다(1989년에 나온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는 <여성신문> 제11호(1989.2.17.)-제34호(7.28)에 연재된 작품이니, 실질적으로는 [그 많던 싱아~]가 [미망] 이후 첫 장편소설인 셈이지요.)
[미망] 이후 첫 장편 소설임을 굳이 거론하는 이유는 작가의 가족사 때문입니다. 남편과 아들을 연이어 잃으며 [미망]의 연재는 중단되었고, 1990년 [한 말씀만 하소서]에서 토해낸 절절한 글쓰기는 그 고통의 깊이를 짐작하게 합니다. 그 이후, 출판사로부터 성장소설을 써보라는 권유가 있었다고 작가 스스로 밝히기도 했지만, [미망] 완결 이후 3년 만에, 환갑의 나이에 이르러 자신의 원체험이자 삶의 출발점으로 돌아간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어쩌면 이 질문은 [그 많던 싱아~] 안에서 쉽사리 결론지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1년 여에 걸친 박완서 세미나가 마무리를 향해 가는 지금, 한 번쯤 짚어볼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세미나 작품인 [그 산이 정말 거기에 있었을까](1995)가 [그 많던 싱아~]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서, 박완서의 삶과 글쓰기가 시작된 지점을 가늠해보는 일은 더욱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결국 남는 것은 가장 오래되고 원초적인 질문, “왜 쓰는가.”
우리는 이 질문을 박완서에게,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 들이밀게 될 듯합니다.
B조 쌤들, 수요일 저녁 9시까지 발제문 올려주시어요.
발제문은 씨앗문장을 뽑되(이건 마음대로~),
가능한 한, [주제] 하나를 부각하는 방향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보름달처럼 풍성한 발제문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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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요... 공간지각력이 진짜 없거든요... 그래서 괴불마당집이 상상이 안 되는 거에요.
그래서 옛날 현저동과 관련된 온갖 자료를 찾아보다가
요걸 발견했구요... ㅋㅋ
https://invisiblecity.co.kr/%EB%B0%95%EC%99%84%EC%84%9C-x-%ED%98%84%EC%A0%80%EB%8F%99/
(긁어서 주소창에 넣어보세요)
그 다음 제미나이와 한 시간 넘게 씨름해서
"아니, 아니, 그때 현저동은 서민들이 살긴 했지만 초가집 아니었어. 다시 그려줘"
"아, 이 기와집은 조선시대 양반집 비슷하잖아? 아니야... 그런 기와가 아니야"
"마당이 삼각형이라구. 긴변 밑이 축대구, 거기에 추녀처럼 마당을 낸 거라니까" 블라블라 야단치고, 논쟁하고, 따져묻고 해서
드디어 괴불마당집을 완성시켰습니다.
아, 제미나이도 저를 상대하는게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