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이야기와 글쓰기] 마지막 후기 - 끝까지 쓰고 나니 알게 된 것
마지막 에세이 발표가 끝났습니다.
‘장자, 이야기와 글쓰기’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던 공부도 이제 정말 끝이 났습니다. (얏호!!)
선생님들의 에세이 발표를 듣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완성된 글보다 그 글을 쓰기까지의 시간이 더 많이 떠올랐습니다. 매주 씨앗 문장을 쓰고, 서로의 글을 읽고, 고치고, 다시 쓰던 시간들. “이번에는 정말 못 쓸 것 같다” 싶으면서도 결국 마감에 맞춰 무언가를 내놓았던 날들이었습니다.
마지막 소감을 나누면서 가장 많이 나온 말도 ‘힘들었다’였습니다. 장자를 읽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데 계속 글까지 써야 했으니까요. 장자를 제대로 이해하고 쓰고 있는 것인지 매번 헷갈렸습니다. 한 선생님은 하나의 문장을 붙들고 이렇게 오래 생각해본 것이 처음이었다고 했고, 또 다른 선생님은 자기 생각을 끄집어내는 일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고도 했습니다. 한 주 쉬어갈까 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여섯 명밖에 되지 않아 슬그머니 빠지기도 어려웠다는 이야기에 모두 웃었습니다. 힘들었다는 말이 이렇게 반가울 수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보통은 많이 읽고 충분히 공부한 뒤 글을 쓴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거꾸로였습니다. 써야 했기 때문에 장자를 다시 읽었고, 내가 붙든 문제를 생각하기 위해 다른 글을 찾아 읽었습니다. 알고 나서 쓰는 것이 아니라, 쓰면서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알게 되는 공부였습니다.
돌이켜보면 저에게도 그것이 이번 공부의 가장 큰 변화였습니다. 처음에는 장자를 잘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어려운 문장을 만나면 ‘그래서 이 말의 뜻이 무엇이지?’ 하고 명확한 답을 찾으려 했습니다. 글을 쓸 때도 장자를 제대로 해석하고 있는지가 자꾸 신경 쓰였습니다. 그런데 장자의 문장을 붙들고 글을 쓰다 보니 이상하게도 질문이 많아졌습니다. 무엇을 알게 되었는가보다 내가 무엇을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는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함께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공부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소감에서 ‘동지애’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매번 글을 써야 한다는 고통(^^)을 함께 겪었고, 서로의 글이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다른 사람이 짚어주기도 했고, 다른 사람의 고민이 어느 순간 내 질문이 되기도 했습니다. 혼자였다면 적당히 이해했다고 생각하고 넘어갔을 문장이 있었습니다. 함께 읽고 쓰는 도반이 있었기에 그 문장 앞에서 오래 머무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공부에서 받은 것이 많아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남습니다. 제 문제와 글을 따라가기에도 벅차 다른 선생님들의 고민을 충분히 읽고 피드백을 돌려드리지 못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이지만 또 다른 공부의 장에서 누군가의 질문을 함께 붙들어주는 것으로 조금씩 돌려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쓰고 나니 읽고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것과 그것을 내 문제와 부딪쳐 글로 써보는 것은 전혀 다른 공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번 공부에서 얻은 것은 모르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붙들고 있을 수 있게 된 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함께 읽고, 쓰고, 끝까지 버텨주신 선생님들, 그리고 매주 우리의 글을 읽고 (대차게^^)흔들어주신 문탁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두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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