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이야기와 글쓰기] 3주차 제물론 초고 피드백 : 좋은 글은 그냥 나오지 않는다.
어떤 과정을 거쳐야 좋은 글이 나오는가를 고민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이 공유한 글쓰기의 어려움은 크게 두 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우선 텍스트 해석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시간이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저도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튜터께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제대로된 글쓰기 과정을 거쳤는지 돌아보도록 도와주셨습니다.
각자 매우 구체적인 피드백을 아주 길~게 받았습니다. . 각 개인들의 초고를 꼼꼼히 훑어 가면서 질문을 해주셔서 각자가 어떤 과정을 통해 글을 완성했는지를 돌아보도록 했습니다. 글쓰기 과정을 점검하면서 어떤 작업을 거쳐야 좋은 초고가 나올 수 있는지를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대부분 비슷한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고가 나오기까지 일련의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씨앗문장 선정, 이에 대한 해석 및 다각도 분석, 해석으로부터 길어올린 “씨앗문장에 대한” 자기만의 구체적 질문(문제의식)과 같은 일련의 과정이 매우 정교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이게 글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반적인 평이었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려면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기도 하고 중간에 길을 잃기도 합니다. 따라서 결과물로 나타나는 건 문제의식이 모호하거나 또 너무 평범한 글이죠. 이 과정이 어렵거나 아니면 훈련이 안되어서 자기에게 편하고 쉬운 방식으로 금방 넘어가 글을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많이 찔립니다.
우리가 글쓰기를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를 메타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피드백이 이 메타 분석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감흥이 없고 새로운 게 없는 글은 다음 과정을 거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텍스트를 읽다가 특정 문장에 꽂힌다-그 문장에 관련된 사례를 떠올린다-사례를 설명한다-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평범한 결론을 내린다. 여기에는 위에서 말한 텍스트 분석 및 해석, 그리고 예각화된 문제 의식이 없습니다. 텍스트를 나름대로 해석해서 자기만의 구체적 질문이 나와야 하는데, 이게 없다보니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적인 주장을 <<장자>>를 빌어서 포장한 글이 나오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ㅜㅜ 위의 과정을 충분히 거쳐 잘 쓰자! 정도밖에는. 개인마다 겪고 있는 어려움이 다르기도 하고 또 글이란 게 이렇게 써야 한다라는 매뉴얼로 잘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참 어렵네요.
이번 글을 쓰면서 전 문제의식을 끌어올리는 데 엄청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분석하는 데도 에너지를 많이 썼구요. 물론 제 글을 보면 정말?이란 질문이 생기실지 모르지만요.ㅎㅎ 돌이켜보면 씨앗문장을 다각도로 질문하고 이를 재해석해내는 작업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글을 쓰면서도 이게 문제라는 생각을 얼핏하긴 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잘 오지 않아서 그냥 본론으로 바로 들어갔던 것 같아요. 따라서 전체 글과 씨앗문장이 연관이 있기는 하나 긴밀성이나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세가지를 염두에 두고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 나만의 고유한 씨앗문장의 해석이 있는가? 2. <<장자>>를 통해 새로운 사유를 끌어 올렸는가? 3. 내 글을 읽는 사람이 (그리고 내가) 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통찰을 얻었는가?
지금 내 수준에서 거의 불가능한 미션이기는 하나 이게 쉽게 가능하면 제가 글쓰기 수업을 들을 이유가 없겠죠? 지치더라도 꾸준히 해보는 수밖에.
글쓰기는 어려워도 장자는 매력적이다!이게 지금 제가 장자에 대해 갖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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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의 후기가 무척 아프게 다가옵니다;;
'텍스트를 읽다가 특정 문장에 꽂힌다-그 문장에 관련된 사례를 떠올린다-사례를 설명한다-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평범한 결론을 내린다.'
이 모습이 바로 저였거든요.
저는 글쓰기를 통해 제가 가지고 있는 단단한 생각을 허물고,
같이 공부하는 선생님들과의 연결을 통해 조금이라도 달라지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탁쌤과 선생님들의 말과 글을
제대로(저의 생각과 느낌을 버리고) 듣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기 감사합니다.
샘...모든 글을 이렇게 쓰시면 됩니다. ㅎㅎㅎ
저는 해성쌤의 문제의식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빌리 엘리어트 와 연관 짓는 것도 저는 좋았습니다.(최근에 뮤지컬이랑 영화랑 다 봐서 그럴지도 몰라요. ㅎ)
문탁쌤은 '대도부칭'이라는 장자의 씨앗문장을 비언어로 연결짓기 위한 고리, 혹은 언어를 오랜 시간 갈고 닦았음에도 불구하고 부닥치는 한계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우선 언어가 가지는 폭력성이라는 게 있고(언어를 통해 절단해내는 것이 어떻게 생각하면 엄청 폭력적이기도 하지만, 바로 장자의 사상과 연결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예를 들면 빌리가 마이클에게 '내가 발레를 좋아한다고 호모새끼인 것은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도 그런 언어의 폭력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소수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언어가 없고 보편적 언어를 쓰니까 그런거겠죠.
하지만 빌리가 마이클에게 보여주는 비언어적 제스처들은 그 말이 가진 폭력성을 뛰어넘지 않나요?
자신의 언어가 없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비언어적 표현이 연대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공감했는데, 해성쌤이 쓰시려는 글의 방향과 맞는지 모르겠네요.
문탁쌤이 말씀해주신 내용을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에 쓰신 '글쓸 때 세 가지 염두사항 1, 2, 3'이라는 정말 어려운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졌네요.
이번주도 우리 모두 홧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