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지성 시즌2> 특강_각자도생을 넘어 시민적 돌봄으로 후기

기린
2026-06-1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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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두 번째 시간 문탁샘의 특강이 있었습니다. 특강의 제목은 <각자도생(사)을 넘어 시민적 돌봄으로>으로 였습니다. 펜데믹을 거치면서 사회적으로 돌봄에 대한 논의가 확산된 이후 현재 돌봄 담론의 지형을 그려보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돌봄에 대해 정의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후는 강의의 요약입니다.

 

 

2024년 기준 인터넷 서점에서 ‘돌봄’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니 출간된 국내 도서가 총 518권 가량 되었다. 분야도 광범위하고 넘나드는 장르의 다양함까지 고려한다면, 이제 ‘돌봄’은 중요한 트렌드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중에서 노인 돌봄과 관련된 제도와 정책을 살펴보면, 2008년 <노인장기요양법>이 제정되어 돌봄의 사회화가 이루어졌다. 법이 시행되고 돌봄이 외주화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들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2022년 12월 ‘장기요양 재택의료 시범사업’이 시행되었다. 2024년 3월에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이 제정되었다. 2024년 4월에는 새로운 돌봄 모델로 ‘유니트케어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2026년 3월 돌봄통합지원법이 전격 시행되었다.

 

우에노 지즈코는 『돌봄의 사회학』에서 돌봄을 주는 이와 받는 이의 상호작용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제시한 개념에 의하면, 돌봄은 상호 관계 속의 활동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봄의 1차성은 받는 쪽에 있다는 측면에서 ‘당사자 주권’을 제시했다. 다른 하나는 돌봄을 주는 사람의 활동을 ‘노동’으로 정의했다. 이러한 정의에 대해 문탁샘은 세 가지 측면에서 문제제기를 했다.

첫째, 의존적 존재와 그렇지 않은 존재를 나누는 기준이 그렇게 분명한가? 성인은 모두 탈의존적 존재인가?

둘째, 의존적 존재이지만 당사자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은 개념적 모순이 아닌가? (보통 ‘주권’은 자율적이고 이성적인 성인 주체를 전제하는 개념이다)

셋째, 돌봄을 노동으로 정의할 때 돌봄이 갖는 정동적 측면(친밀성)과 윤리적 측면(무상의 보살핌)을 어떻게 환기하거나 맥락화 할 수 있을까?

 

돌봄 담론과 관련 세계 학계의 추세를 살펴보면, 1987년 더글라스 크림프가 한 에세이에서 ‘난잡한 돌봄’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것에서 시작해 볼 수 있다. 에세이에서 저자는 “우리의 난잡함(당시 에이즈 감염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사태에 대한 대중의 비판)이 우리를 파멸로 이끌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우리의 난잡함이 우리를 구할 것”이라 밝히며 혈연을 넘는 비혈연 관계 내의 돌봄을 ‘난잡한 돌봄’으로 일컬었다. 2001년 여성주의 경제학자 낸시 폴브레는 『보이지 않는 가슴』이란 저서에서 그동안의 경제학이 가정내에서의 가사 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점을 비판하면서, 돌봄의 경제적 가치를 반영하는 돌봄 경제학을 새로 고안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2013년 사회주의 페미니스트인 낸시 프레이저는 『전진하는 페미니즘』을 통해, 모든 사회 구성원이 임금노동과 돌봄 노동을 평등하게 분담하는 사회라는 ‘보편적 돌봄 제공자 모델’을 제시했다. 2020년 나온 『돌봄 선언』에서는 돌봄을 개인의 도덕적 책임이나 가족 내부의 의무가 아니라 정치·경제·사회 전 영역을 재구성하는 핵심원리도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돌봄의 문제를 민주주의, 공공성은 물론 비인간과 기후정의까지 확장하는 근본적 사회변혁의 윤리·정치적 프로젝트로 제기했다. 이러한 흐름에 비해 실제 정책과 인프라는 취약하고 담론은 너무 추상적이다. 구체적인 주체도 드러나지 않는다.

 

학계의 이런 흐름을 반영해 보면, 시장 중심의 경쟁·개인주의가 돌봄을 주변화하고 위기를 심화시킨 현재 사회의 곤경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지역 사회 지구적 차원에서 취약성과 상호의존성을 인정하는 ‘돌봄 기반 사회’로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각자도생이 아니라 시민적 돌봄으로 바뀌어야 한다. 주디스 버틀러의 주장을 참고하자면, 의존과 취약성이 예외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구성적 조건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타자의 돌봄 없이 살 수 없고, 몸은 항상 외부 세계에 노출되어 있는 이 취약성은 제거할 수 없을뿐더러 제거해야 할 것도 아니다. 내가 취약하고 의존적인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새로운 정치와 윤리가 시작된다. 의존성을 수용하는 순간 우리는 타인의 취약함에 공감할 수 있게 된다. 가족 돌봄이나 국가 돌봄을 넘어 시민돌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돌봄을 시민의 권리이자 동시에 시민의 실천으로 재정의하는 것이다. 돌봄을 가족의 의무도, 국가의 서비스도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조직하는 공적 실천으로 삼아야 한다. 버틀러식으로 말하면, 보편적 취약성과 의존성을 전제로 했을 때 돌봄은 일부 사람의 역할이 아니라 시민 모두의 조건이자 책임이 된다.

 

 

강의 후 은영님은 돌봄 현장 종사자로서 복지 부분이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는데 비해, 의료 부분에서 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여전히 해결 기미가 안 보인다는 안타까움을 밝혔습니다. 일산에서 사회적 협동조합을 꾸려 돌봄 센터를 운영 중인 마리님은, 등급을 받지 않았지만 경계에 있는 어르신들이 좀 더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 주변의 까페를 거점으로 삼아 돌봄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경험을 전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강의를 통해 서로의 취약성에 기반한 상호 돌봄의 의미를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소감도 덧붙였습니다^^

이제 특강도 들었고, 우리는 돌봄에 대한 탐구의 세계로 한 발 더 깊이 들어가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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