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공지-오만과 몽상(2)] 그 때, 그 시절, 그 젊은이들에 대하여

문탁
2026-06-14 09:27
148

1.박완서님은 구리 아치울에서 어떻게 책을 썼을까요?

 

박완서 전시에 갔을 때 유난히 이 내용이 좋았습니다. 많이 공감했고, 저도 닮고 싶었습니다.

 

"직접 호미를 들고 흙을 주무르는 일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과 평화를 선사하였다"

"그녀가 단연 아끼던 것은 살구나무였다. 6월이면 으례 살구나무..과실을 따서 잼을 만들었다. ...이처럼 마당을 가꾸는 일은 그녀에게 노년 삶의 생동을 북돋아주는 행복한 노동이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공지가 늦은 이유이기도 한데,

지난 화욜 밤 제주에 도착한 이후,  저도 여기서 새벽마다 두 시간씩 호미와 삽을 들고 있어요.

그리고 저도 살구나무가 있는데, 음... 그래서 '행복', '평화', '행복한 노동'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닌데... 이 노동을 하면서 글을 읽고 책을 쓰는 게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저는 힘들어서 뻗거든요. ㅠㅠ

 

 

그래서 저 글을 살짝 의심하고 있습니다. 너무 미화된 것 아닌가?, 라고^^

제가 두 거점 생활을 시작하면서 기록을 위해 블로그 하나를 팠고, 제목을 "밭과 서재 사이"라고 붙였는데, 실제는 밭에서 서재로 못 가고, 밭에서 침대로 갑니다. 두 거점 생활은 "밭과 침대 사이" 인 거죠. ㅠ 

 

 

2. 지난번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했던가요?

 

가물가물하시죠? 하지만 다시 책을 읽으니까 금방 돌아오시죠?

아무튼 지난번 우리는 주로 가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다음 영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가난과 관련해서는 크게 두 가지 차원에서 논의가 되었지요. 

하나는, 박완서가 그리는 정밀한 가난 풍속도 혹은 가난에 대한 정동 

두번째는 현의 출가? 가출? 가난에의 투신? 자발적 가난? 가난 코스프레? 좌우지간 이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와 관련된 이야기

 

현의 선택과 관련해서는 미묘한 입장 차이가 있었습니다. 헌의 맥락 속에서 헌을 조금 더 이해하려는 쪽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결국 남상의 입장에서는 가난조차 도둑맞은 것에 불과하다고 느끼는 쪽으로.

 

그 다음에 영자에 대해서도 두 입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자의 선택을 증여의 맥락 속에서 이해하는 쪽과 가부장적 남성에 의해 소모되는 여성의 몸으로 읽어내는 쪽으로.

 

물론 이렇게 딱 나뉘어 지는 것은 아닙니다. 요 사이에도, 그리고 이것 이외에도 독해의 무수한 결들이 당연히 있습니다.

 

 

3. 자 이제, 우리는 7년만의 해후를 통해 어떤 식으로든 주술에서 풀려난?!^^ 헌과 남상의 이야기를 따라가게 됩니다. 

 

-이들이 '본투비(born-to-be)'이든, '선택'이든, 가난과 족보에서 벗어나려는 '자수성가' 스토리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쓰여지는가? 

-이들은 자수성가를 통해 정말 "족보의 영욕의 그늘로부터 홀로 자유로울 수"(71) 있게 되는가, 아니면 또 다른 굴레에 갇히는가? 

-(족보 밖) 현의 생모의 비극을 어떻게 봐야 할까?

-동시에 현과 남상을 매개하는 (족보 밖) 영자의 비극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가?

-하여,  현과 남상의 '몽상'과 '오만'은 작가의 말대로 현실과 겸허로 나아가게 되는가? (살아있는 날의 시작과 비교해볼수도)

 

등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겠죠? 이번에도 의견들이 갈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흥미진진할지도^^)

 

더 구체적이고 더 밀도 높은 메모를 기대합니다. 

댓글 5
  • 2026-06-18 00:14

    메모 올립니다.

  • 2026-06-18 01:02

    오늘 퇴근 후 각잡고 쓸 계획이었는데... 상사의 회식 소집 때문에 좀 짧아졌습니다. (ㅠ.ㅠ)

  • 2026-06-18 08:21

    올립니다..

  • 2026-06-18 12:20

    올립니다~

  • 2026-06-18 15:22

    죄송합니다. 이제 올립니다. 급하게 쓰다보니 횡설수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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