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동기화, 자유> 1회 후기

기린
2026-06-12 11:54
12

 나이듦에서 돌봄 주제로 넘어온 대중지성 시즌2가 시작되었다. 이번 시즌에 새로 합류한 김은영님, 마음정원님, 유유님은 각각 돌봄과 관련해서 연관이 많은 분들로 보였다. 은영님은 현재 보건소에서 행정업무쪽을 하고 있는데, 보건소라는 공간의 특성상 돌봄과 연관된 일이 많이 다룰 것이다. 마음정원님은 상담심리쪽 일을 오래 하시고 지금은 현역에서 물러나 공부하러 오신 경우다. 유유님은 재작년에 돌봄 주제로 함께 공부했던 터라 컴백이 더 반가웠다. 그리고 마리님, 엄지님, 소요유님이 모였으니 돌봄의 경험이나 생각하는 바에 대한 이야기가 더 풍성하겠다는 기대감도 상승했다.

 

 첫 세미나는 『돌봄, 동기화, 자유』 1부를 읽고 해 온 메모를 중심으로 했다. 첫 번째로 메모를 읽은 엄지님은 돌봄이란 주제가 선뜻 다가오지 않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 낯섬에서 벗어나 책 속으로 푹 빠져드는 경험을 밝혔다. 일본의 인지지하증 전담 시설인 ‘요리아이의 숲’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글쓴이의 풍부한 현장경험 덕분이었다.

 

 이 시설에서는 인지저하증이 진행중인 어르신과 감각을 맞추는 것을 ‘동기화’라고 한다. 글쓴이는 동기화란 “동조하다, 타이밍을 맞추다, 동시에 일어나다”라고 설명하며, 덧붙여 “돌봄에서 동기화란 둘이 함께 지금 여기를 인식하는 것”(114) 이라고 정의한다. 돌봄을 하는 이나 받는 이 사이에 벌어지는 수많은 변수를 헤아려 그 순간에 적절하게 대응할 때 동기화된다는 것이다. 4장 <시간과 장소, 우리들>에서 나온 에피소드들은 인지저하증 속에 살면서 ‘자기다움’이 어떻게 드러나고 그것에 익숙해지는가 하면, 또 새롭게 습득하게 된다는 점에서 노쇠의 세계를 “몸이 점점 자유롭지 않게 되면서 사회의 개념적인 것에서 점점 자유로워지는 과정이 늙는 것”(65)으로 정의하는 글쓴이의 사유를 구체적으로 맛 볼 수 있었다. 인지저하증의 상태를 사회적인 규범에서 벗어나 자기다움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인식에 대해서 다들 놀랐다. 인지저하증과 자유는 좀처럼 연결시키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세미나 책을 읽고 자신과 부모님 사이의 돌봄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보청기를 자주 빼고 지내는 어머니를 답답해하며 끼시라고 채근했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분, 시아버지가 알콜성치매 상태 진단을 받은 후 가족과 의견이 달라서 곤란했던 경험, 90이 넘으신 어머니의 수면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간섭했던 자신이 떠올랐다는 분, 현재 돌봄 시설을 운영 중인 분이 전해 준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부모님과 신체적 접촉이 거의 없었다는 분은 이번 책을 읽고 몸을 만지는 일을 시도해 보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돌봄은 받는 이나 하는 이나 간에 더 많은 경험들이 공유되어서 돌봄에 대한 인식에 더 많은 전환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댓글 1
  • 2026-06-12 15:14

    대중지성 시즌2에 처음 참여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이 모임이 관심 주제인 '돌봄'에 대한 책을 읽고 나누는 단순한 모임으로 그치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었다. 참가자 대부분이 현장 경험을 이미 하셨거나 현재 관련 기관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로 구성되어 있어 살아있는 생생한 공부를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과 함께 나 역시 매회기 새롭게 깨달은 것은 바로바로 내 삶에 적용해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지팡이를 짚고 느릿느릿 걷고 계신 95세 친정부와 나의 부축을 받아야 걸을 수 있는 91세 친정모 사이에서 엄마 손과 아버지 손을 번갈아 잡아 드리며 좀 더 부모님과의 스킨십을 늘려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4남매의 K장녀로서 나 역시 그동안 부모님의 몸을 만져보거나 스킨십을 해 본 적이 거의 없었음을 이번에 새삼스럽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죽어가는 몸과 교류할 수 있는 것은 그 몸을 계속 만져왔던 손뿐이다'라는 구절이 1회기 모임에서 강하게 다가왔다. 지금 어쩔 수 없이 부모님 몸을 만지게 되며 익숙함에 빠져들고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37
N <돌봄, 동기화, 자유> 1회 후기 (1)
기린 | 2026.06.12 | 조회 12
기린 2026.06.12 12
136
나이듦대중지성_시즌2-1회 <돌봄, 동기화, 자유> 1회 공지 (7)
기린 | 2026.06.07 | 조회 80
기린 2026.06.07 80
135
2026 나이듦 대중지성 시즌1을 마치며 (1)
코난 | 2026.05.25 | 조회 74
코난 2026.05.25 74
134
나이듦 대중지성 1분기 미니 에세이데이 공지 (11)
기린 | 2026.05.15 | 조회 208
기린 2026.05.15 208
133
나이듦 대중지성 [죽음을 배우는 시간] 2회차 후기 (1)
베짱이 | 2026.05.14 | 조회 69
베짱이 2026.05.14 69
132
[죽음을 배우는 시간] 2회차 공지 (9)
자갈 | 2026.05.10 | 조회 101
자갈 2026.05.10 101
131
[죽음을 배우는 시간] 1회차 공지 (10)
서해 | 2026.04.26 | 조회 201
서해 2026.04.26 201
130
나이듦 대중지성 시즌 1 8회차 <몸의 일기> 후반부 후기 (2)
엄지 | 2026.04.26 | 조회 82
엄지 2026.04.26 82
129
나이듦대중지성 시즌1 8회차 세미나 <몸의 일기-2> 공지 (9)
기린 | 2026.04.19 | 조회 159
기린 2026.04.19 159
128
나이듦 대중지성 7회차 <몸의 일기> 전반부 후기 (2)
블루밍 | 2026.04.17 | 조회 112
블루밍 2026.04.17 112
127
나이듦대중지성 시즌1 7회차 세미나 <몸의 일기-1> 공지 (10)
자갈 | 2026.04.11 | 조회 207
자갈 2026.04.11 207
126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후반부 후기 (1)
머루 | 2026.04.08 | 조회 124
머루 2026.04.08 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