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몽상>1부 후기_낯설지 않은 가난
『오만과 몽상』은 가난의 문제를 전면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1부를 읽으면서 가난과 관련해서 떠오르는 것들이 내내 겹쳤다. 남상의 가족이 살고 있는 동네를 묘사할 때는 『도시의 흉년』에서 비슷한 환경이었던 순정이 떠올랐다. 철거민촌의 화장실 문제나, 현이 살고 있는 공간을 묘사할 때는 영화 <기생충>에 나왔던 반지하에 살던 주인공의 몸에서 나는 냄새가 떠오르기도 했다. 남상이 제대 전에 일했던 공장의 사장은 번듯한 단독주택을 짓고 새로운 공장부지도 마련하여 승승장구하는 3년의 시간, 자신의 가족에게는 아무런 변화로 일어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는 모습에서는 그의 박탈감에 공명 되었다. 왜냐하면 남상이 목도한 현실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가난이 대물림 되는 현실이 심심찮게 신문의 사회면을 차지하고, 이제는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이 소설이 발표된 1980년에서 45년이 흐르는 동안 세상살이는 더 강퍅해졌다.
남상의 친구인 현은 집안의 지원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의대를 다니고 가난한 동네에 살면서 영자를 만났다. 현의 옆방에 살고 있는 영자와 같이 살고 있는 언니는 현의 공부에 방해가 된다며 그 좋아하는 라디오도 안 듣는다고 했다. 영자의 이야기에 현은 자신의 방이 따로 두 개나 마련되어 있는, 떠나온 집의 독립적인 기능을 떠올린다. 근대화를 통과하면서 한 집에 바글거리며 붙어 사는 문화는 미개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돈을 벌고 성공한다는 것은 번듯한 양옥을 짓고 자식들도 각자 방을 가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독립성을 획득하기를 너나할 것 없이 지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점점 더 가난에서 벗어났다고 여겼다. 하지만 또 다른 가난이 계속해서 들이닥쳤다. 상대적 빈곤, 상대적 박탈감 등의 이름으로.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독립적인 공간을 가지고 있는 환경이라도 우리는 여전히 가난 때문에 불행하다는 심리적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소설 속 주인공의 가난이 낯설지 않으면서 갑갑하게 여겨진 지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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