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 대중지성 7회차 <몸의 일기> 전반부 후기

블루밍
2026-04-17 09:36
14

 이제 나이듦세미나가 7부 능선을 넘어가고 있다.  낯설게 만났던 선생님들의 발췌문과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보다도 더 편안하고 솔직한 분위기에서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공동의 신체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모든 분들의 다양한 특성이 이 모임에서 빠질 수 없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책은 <몸의 일기>라고 하는 제목과 일기로 되어 있어서 읽으면서도 허구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주관적으로 빠져들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인지 읽다보면 잊고 있던 자신들의 <몸의 기억>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는데,  세미나를 통해서 여러 샘들도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각자 살아온 삶의 조건과 몸의 조건이 다르기에 '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각자 달랐다.

 우선 '몸의 통증'과 질병의 기억이 떠오른 분들의 이야기. 

 먼저  머루님은 극심한 복통의 주기적으로 찾아왔을 때의 두려움과 몸이 아파서 약속을 취소할 때의  무기력감, 그리고 통증이 사라질 때의 안도감과 실수를 반복하더라도 산다는 것의 감동에 대해서  이야기 하셨는데, 그 여운이 오래 남는다. 저번 세미나에서도 머루님은 외로움을 수용하면서도 어떻게 사람들과의 기쁜 관계와 유대감을 갖고 살 것 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었다.  새봄 님이 올려주신 이야기, 새봄 님이 갑작스레 눈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의 경험을 코난님이 대신해서 충분히 잘 전달해주셨다.  누구나 비올레타 아주머니가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새봄님에게는 그런 코난님이 계셔서 안심이 되실 것 같다. 또한 코난님 자신도 그동안 워크홀릭으로 살면서 자신의 몸에 귀를 기울이지 못해서 거북목와  허리디스크 통증이 찾아왔음을 말씀하셨다.  세 분의 이야기를 통해서 한참을 잊어버리고 있던 우리들의 과거의 통증의 기억도 건드려졌다.  한편 통증을 잘 모르고 살아온 사람들은  평소 다른 사람들의 통증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다음은 '몸의 향연'과 '건강한 몸이란 어떤 것일까' 에 대한 이야기

무지개 전사님은 자신의 노후를 건강하고 단단하게 보내려 했던 계획이 어머니의 예기치 못한 병환으로 인해서 얼마나 바뀌었는지, 그리고 요양 병원에서 자신의 몸의 생리 조절이 불가능한 상태의 환자를 통해 <몸의 일기>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의지대로 몸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해주셨다.  그러면서 사춘기 소년 시절부터  "어떻게 하면 내 몸을 바꿀까" 라는 이상적인 몸에 대한 관심을 가졌는데, 결국  보여지는 근육질의 몸이 아니라  잘 기능하는 몸이 나은 것 같다고 하셨다.  마리님은 책에서 '몸의 향연'과 '사랑의 환희'에 대해서 꽂히신 부분을 달콤하게 말씀해주셨다. 특히 테니스를 칠 때 주인공이 자신의 몸을 자유롭게 다루는 모습과 한눈에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잊기 쉬운 삶의 절정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소요유님은 특히 이번 세미나를 하면서 자신의 몸이 아팠던 기억을 망각하고 살았는데 갑자기 떠오른 이야기, 지금까지  순결 교육만 받았지 몸에 대한 교육은 없었구나 하는 말씀,  젊었을 때는 상처로 보였던 어린 시절들이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몸과 더불어 자신이라는 존재가 귀한 대접을 받았다는 것을 감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셨다. 자신의 삶과 몸을 있는 그대로 긍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바로 '몸의 향연'이겠지요. 

 마지막으로 몸과 정신의 분열 상태에 대한 이야기

 앙코르석공님은 젊은 시절에 소설에 대한 흥미를 잃으셨기에 책을 읽기가 힘드셨지만 '내 정신이 내 몸에게 느끼게 하는 것'을  최근 뇌과학의 도움을 얻어 흥미를 가지려고 노력 중이라고 하셨다.  늘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알고자 하시는 열의가 느껴지신다.   베짱이님은 남성으로서 가부장제와 정치적 올바름, 도덕성을 가치로 내세워 솔직한 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막았던 사회적, 문화적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나'라는 주체가 분열된 상태로 살아 왔고, 지금도 살고 있는지를 말씀해주셨다.  나 역시 여성으로서 겪었던 모순된 삶, 정신과 육체의 연결이 끊어진 불화의 상태로 살아왔고, '성적인 것'을 터부시 하는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에게 건드려진 부분이었다.   지식을 통해서 알기는 하는데, 나의 의식도 분열되어 있고 무의식은 거의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듯하다.  엄지님이 쓰셨듯이 '내 몸을 안다는 것은 어렸을 적 내가 이상이라 생각했던 틀에 어떻게 든 바꿔 맞추려 하던 걸 표기하고 내 성격의 고유함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 구멍난 존재를 있는 그대로 소중히 끌어안고 살아가기.'

 앞으로 어떻게 자신의 몸과 화해를 이루어낼 것 인가에 대한 새로운 말과 몸짓의 언어들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낯선 외국어를 익히듯이 이 새로운 언어로 배워서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고 싶다.^^  

 

 

 

댓글 1
  • 2026-04-17 10:49

    맞아요^^ 우리가 공동의 신체를 만들어 가고 있어요~~ 7부 능선을 넘으면서^^ 몸의 일기 남은 파트에서 나이듦의 감각을 어떻게 공유해 볼지 기대됩니다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28
N 나이듦 대중지성 7회차 <몸의 일기> 전반부 후기 (1)
블루밍 | 09:36 | 조회 14
블루밍 09:36 14
127
나이듦대중지성 시즌1 7회차 세미나 <몸의 일기-1> 공지 (10)
자갈 | 2026.04.11 | 조회 118
자갈 2026.04.11 118
126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후반부 후기 (1)
머루 | 2026.04.08 | 조회 65
머루 2026.04.08 65
125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2회 공지 (11)
서해 | 2026.04.05 | 조회 112
서해 2026.04.05 112
124
나이듦 대중지성 5회차 후기-<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전반부 (2)
새봄 | 2026.04.04 | 조회 61
새봄 2026.04.04 61
123
나이듦대중지성 시즌1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1회 공지 (11)
기린 | 2026.03.30 | 조회 156
기린 2026.03.30 156
122
나이듦 대중지성 4회차 후기 (5)
니은 | 2026.03.28 | 조회 90
니은 2026.03.28 90
121
나이듦대중지성 시즌1 4회차 세미나 <늙어감을 사랑하게 된 사람들> 공지 (10)
자갈 | 2026.03.21 | 조회 115
자갈 2026.03.21 115
120
<나는 언제나 늙기를 기다려왔다>2회차 후기 (2)
마리 | 2026.03.19 | 조회 87
마리 2026.03.19 87
119
<나는 언제나 늙기를 기다려왔다> 2회차 공지 (10)
서해 | 2026.03.15 | 조회 133
서해 2026.03.15 133
118
나이듦대중지성 시즌1 특강 후기 (7)
앙코르석공 | 2026.03.08 | 조회 89
앙코르석공 2026.03.08 89
117
2026 나이듦대중지성 시즌1 <나는 언제나 늙기를 기다려왔다>1회 공지 (10)
기린 | 2026.03.07 | 조회 175
기린 2026.03.07 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