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이야기와 글쓰기] 13주차 후기_無爲의 글쓰기
소요유, 제물론, 인간세, 양생주+덕충부, 대종사에 이어 마지막 응제왕편에 도달했다. 글쓰기의 ‘切磋琢磨’ 과정을 거친 다음에 ‘彫琢復朴’해야 하는데 아직도 ‘절’의 단계에서 헤매고 있다. 그래도 돌이켜보면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몇 가지를 염두에 두면서 쓰고 있다. 문제의식과 주제를 먼저 잘 세울 것, 장자를 통해서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할 것, 논리적으로 촘촘할 것.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이야기보다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이야기를 할 것.
그것과는 별개로, 6편의 글을 쓰면서 소재와 아이디어는 점점 떨어지고 장자를 읽으면서 문제의식을 끌어올려 내 자신의 삶과 연결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이번에는 무엇을 쓰지?’라는 관점에서 장자를 읽다 보니 나는 내가 쓰려고 하는 것에 장자를 억지로 끼워 맞추고 있다. 텍스트 자체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내 마음에 드는 구절이 아니라 무엇이 핵심개념인가를 생각한다. 글은 꾸역꾸역 쓰지만 오히려 글쓰기 초반보다 머릿속에 남는 것은 더 없고 머리는 무겁기만 하다. 장자가 말하는 無爲知主가 이런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無爲의 글쓰기, 소박한 글쓰기란 무엇일까.
지금 시점에서 가장 먼저 쓴 소요유 칼럼을 한번 읽어보았다. 고치다가 말고 내버려둔 그 글은 여전히 두 가지 주제가 섞여 있고, 하고자 하는 얘기를 분명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뜬금없이 ‘소요’가 튀어나오고, 단락 사이의 연결은 어색하다. 그래도 천지창창(天之蒼蒼)이라는 구절은 아직도 내 마음에 와닿는다. 응제왕을 읽으면서도 그런 구절을 찾고 그것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
참된 지식과 무위의 공부에 대해 쓰실 유상쌤, 일상에서 쓰이는 무위의 기술에 대해 쓰실 바람쌤, 아이와의 관계를 통치의 관점에서 쓰실 오늘쌤, 장애생태학과 장자를 연결하실 혜근쌤, 수행으로서의 공부와 복박에 대해 쓰실 해성쌤, 마지막 남은 한편까지 화이팅!
그런데 나는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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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탁 | 2026.07.30 | 99 |
잘 하면서...ㅋㅋㅋ
후기 감사해요. 늘 꼼꼼히 읽으시는 샘들 덕분에 저도 뒤따라 가는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주제도 주제인데. 에세이 발표 쓸 것도 걱정되고 있습니다.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