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이야기와 글쓰기] 6주차 후기

바람
2026-07-16 21:08
50

글은 결국 자신의 온몸을 통과해서 나온다는 말을 새삼스레 느끼는 장자 글쓰기 수업입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쓴다. 자기만 알고 있는 불친절한 글로 읽는 사람은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논리적 비약이 커서 구멍이 많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일상을 지내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어쩌다가 연예인 김종국의 짠내 나는 일상을 딸내외와 나누게 되었을 때 일이지요. 딸이 결혼한 지 세월이 꽤 흘렀으나 여전히 서먹한 사위와 모처럼 서로 죽이 맞아 분위기는 흥이 올라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걔는 암에 걸릴거야’ 하고 말해버렸고 갑자기 김종국을 암환자로 만들어버리냐며 어이없어하는 딸내외를 바라봐야 했습니다. 저는 무안하기도 하고 기분이 나빠서 예전 동의보감 강의를 들을 때 들은 이야기를 덧붙였습니다. 각자가 지내고 있는 일상들과 병이 관련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기운이든 물질이든 흘러야 생명이 사는데 못 흐르는 것들은 암이 된다고 하더라고. 그랬더니 얼굴이 좀 펴졌으나 평소에 엄마의 말하는 방식이 너무 비약적이라며 마지막까지 핀잔받았습니다.

문탁샘은 말씀하시죠. 어떤 글도, 어떤 논조도 다 좋다. 다만 앞과 뒤의 문장이 서로를 이끌며 말이 되게 그래서 동의할 수 있는 논리를 갖출 것! 내 손을 떠난 글이 읽는 사람이 알아들어야. 그러나 남들이 다 아는 뻔한 이야기는 안 되게. 뻔한 이야기라도 그 사이를 채울 수 있는 나만의 경험이 진실하게 드러나길 등등

무슨 말씀하시는지 알아듣겠으나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깊게 갈등하고 있는 사람과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의 막막한 결단(?) 앞에 서 있는 느낌이에요.

더군다나 공부가 제대로 안 된 장자를 텍스트로 글 쓸 때 장님 코끼리 만지는 오해와 간극 사이를 오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글을 써내며 자신과 싸우고 있는 선생님들을 보며 게으름을 털어내려고 애씁니다.

지난주 장자 글쓰기는

문탁샘의 “씨앗문장으로부터 자문자답하는 프로세스, 혹은 씨앗문장으로부터 디벨롭 되는 프로세스가 잘 보여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의식과 그것을 풀어낼 다양한 소스가 확보되어야 합니다. 작업 방식의 제한을 두지는 않겠습니다. 위의 과정을 통해 기본 구조와 개요를 짜 오시길 바랍니다.”라는 미션을 각자의 방식대로 수행한 글로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씨앗 문장이 촉발한 나름의 애씀이 보이고 각자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이나 본인들의 현장에서 해결하고 싶은 고민과 흔적이 보이는 글을 살펴보았습니다. 세세한 지적은 늘 있는 일이기도 해서 대체적으로 격려를 받은 느낌이고 해성샘과 저는 주제 의식의 불분명함을 극복하는 글로 정리해 오길 기대하신다고 하셨습니다. 또 한 주를 지내는 동안 씨앗 문장의 문제 의식은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지 기대와 응원을 하게 됩니다.

장자 글쓰기가 절반의 시간과 과정을 지내오는 동안

해정샘의 공부하는 태도에서 자극받고

오늘샘의 긴 호흡으로 표현되는 당당한 자기표현이 부럽고

혜근샘의 흔들리는 고민은 호기심을 일으키고

해성샘의 지적 호기심에 대한 열정은 기대를 낳고

유상샘의 새로운 비전으로 도전은 응원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에게는

널뛰는 생각과 생각 사이를 촘촘하게 메꾸기.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치열한 일상 지내기를 독려해 봅니다.

 

더불어 늘 목소리를 갈아가며 저희를 이끌고 가시는 문탁샘^^;; 꼬장꼬장한 스승 공자 곁에 있었다는 똘똘한 제자 안회는 못되어도 많이 사랑합니다.

 

 

 

댓글 3
  • 2026-07-17 17:33

    글 쓰다가 머리가 터질 듯 했는데, 바람쌤 후기 보고 웃음이 팡 터졌습니다.
    시원하게 뭔가 뚫리는 기분이에요^^

    쌤의 애정 어린 후기에 힘을 받아 다시 써보겠습니다.
    일요일에 만나요~~

  • 2026-07-18 00:37

    바람샘 글은 맛깔나고 재밌습니다. 주제가 정해지지 않았던 동지로서 저도 샘의 글을 응원하고 기대하겠습니다!

  • 2026-07-18 16:51

    바람쌤 글 너무 재미있어요. 바람쌤은 제가 잘 못 쓰는 글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요. ㅎㅎ
    함께 공부하는 선생님들마다 서로 다른 글 스타일이 있어 각자의 글을 읽을 때마다 재미있고 자극이 많이 됩니다.
    내일은 또 어떤 이야기가 풀어질 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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